아도르노의 이 전기, 분량 압박 만만찮은 책이다. 

세워두면 책 등 폭이 주변 책들에 비해 압도적이고 야 저거 비쌌겠다, 비싼 책 맞지, 이러게 됨.  


<미학이론> 다 읽어가는데 (몇 년 전에 몇 년 걸려서, 하루 몇 줄 분량 매일 읽기로, 읽은 적이 있지만 아무리 읽어도 처음 읽는 것이라) 너무 어렵고 고달플 때 잠시 피신 용도로 이것도 꺼내 놓음. <미학이론> 읽다가 이걸 읽으면, 학교 끝나고 집에 온 느낌? 집에 온 느낌이 아주 홀가분하고 행복할 때의 그 집에 온 느낌? 격한 운동 끝난 느낌? 


이 전기는 아도르노의 부친 쪽 계보, 모친 쪽 계보에서 시작한다. 

아도르노 강의록을 보면, 편집자 주석에 "이 문장은 아도르노가 줄 그은 문장"이라든가 "이 문장 옆에 아도르노는 중요하다는 표시를 했다" 같은 내용이 계속 등장한다. (강의 준비 하면서 강의록을 타이프한 원고로 만들고 그것을 아도르노 자신 참고 자료로 썼다고 한다). 그런 것까지, 어디까지 알아야 더 알 것이 없어지는 겁니까. 이보다 더 미세한 세부를 주어 보세요. 하게 되는 내용. 부친 계보, 모친 계보에도 비슷한 반응. 


프랑크푸르트, 그의 어린 시절 집. 당시 독일 upper-middle class의 삶의 표준의 완벽한 표현 같은 집이라는 그의 어린 시절 집. 넓고 안락했던 집. 집 뒤엔 정원이 있었고 어린 시절의 아도르노는 여기서 놀면서 상상력을 자유로이 발산했다는 대목이 있는데 (.....) 아 정말, 오직 어린이만 알 수 있는 정원의 마법. 어른이 되어 아무리 그걸 되찾으려 해도 그 시절 같이는 안되는. 




아도르노 읽기에서 많은 도움이 된 훌롯-켄터의 말이 있는데 

"그의 어떤 문장이든 표면 아래에 (그 표면을 벗기면) 신학이 있다" 이런 말. 그리고 ""진리 내용"이라는 구절로 그가 가리키는 건 대개는 "희망"이다" 이 말. 


신자가 아니고 거의 무신론자인데 끈질기게 신학적인 사유. 

.............. 이런 것에도 "국내 도입 시급"을 외치고 싶어진다. 

아이가 저런 사유 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지요. ㅎㅎㅎㅎ;;; 다소곳하게 -는지요. 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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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0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2-04-11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 위의 소년이었을 때 사진을 보고 이 사진을 보니까,,,

몰리 2022-04-11 16:58   좋아요 0 | URL
소년은 쉽게 늙는데
학문을 .......... 무한히 이루신 아도르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