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국 딸 부산대 고려대 입학 취소 뉴스 보고 나서
어이가 없다가, 점점 더 어이가 없어지고, 나가서 맥주 사와서 마셨다.
그리고 아래 회고록 씁시다 연달아 포스팅을 함. 오늘 멀리 나갈 일이 있었는데 지하철 타는 게 한 반년만인 거 같았고 처음 얼마 동안 낯설었다. 전생 같았다, 지하철 타던 시절이. 낮에 20도 정도 되니까 더웠고 땀이 나서 스카프가 축축해졌다. 조금 전 집에 돌아와서, 여름에 그러듯이 바로 샤워부터 했는데 그러니까 여름이 초근접. 아주 가까운 미래가 되었군요, 여름. 이렇게 이 해도 갑자기 다 가가는 느낌입니다. ;;;; 훅 가 버릴 이 해.
이 포스팅도 "회고록 씁시다" 포스팅이 되게 하고 싶어진다.
회고록을 쓰지 않아도, 회고록을 쓴다는 것에 대해 이미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있지 않은가. 조국이 개천용을 바라지 말고, 가재 붕어... 이 얘기 했을 때 그게 한국의 정신적 풍토, 복잡하고 길게 말하면 듣지(들리지) 않는다, 이 풍토에서 성장한 사람이 하는 거두절미 화법 같은 거 아니었나, 생각했었다. 영어권 지식인이면 저렇게 말하지 않지. 저렇게 말할 수 없지. 길고 섬세하게 정확하게 풍요하게 말했겠지. 생산적인 논쟁이 일어날 수 있게 말했겠지. 잘 말해야 한다는 문화적, 사회적 요구가 있다면 계급의 배반도 일어나게 되어 있........
길고 섬세하게 정확하게 풍요하게. 이것의 끝판왕이 아도르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책들을 읽고 있으면, 바로 이것이 내가 그 안에서 성장했다면 좋았을 그 세계다... 이런 느낌 든다. 내게 한 번도 주어진 적 없는 그 세계. 잘 말하고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 당연한 세계. 한국에서 성장함이란 너나 없이 정신의 훼손의 역사... 그 역사를 다시 보게 하는 세계.
그래서 우리는 회고록을 써야 하겠는데 말입니다.
한국에서 성장함은 정신의 훼손 등등...... 그냥 말하면 욕먹고 인생 꼬이고 할 여러 주제 여러 말들을 회고록 안에서는 아름답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지는 이 어떤 낙관주의. ㅎㅎㅎㅎㅎ 그렇습니다 우리는 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