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는 칸트를 가혹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최상급 칭송을 하기도 한다.
어느 강의에서는 그의 시대 난점들을 온전히 파악하고 반응했다는 게 칸트의 "천재성"이라면서, 달리 말하면 칸트는 그가 아는 것 이상을 알았다고 한다. 천재성이란, 자기가 아는 것 이상을 아는 것.
그렇게 칸트가 자기가 아는 것 이상을 알 수 있었던 이유는
그에게 "강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경험이 하도 강했던 나머지, 그는 실제 그의 인식 너머로 갈 수 있었다.
아도르노의 말들이 저렇게 압축적, 우회적이어서 뭐라 즉각 대꾸하기가 어렵긴 한데
나는 저 말들이 아주 맞는 말인 거 같다. 천재성이란 자기가 아는 것 이상을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은 "강한 경험"에서 온다. 소설이나 아니면 철학이나, 어디서나 있지 않나. 자기가 아는 것 안에 머무는 저자들과 그렇지 않은 저자들. 돌파력이 약하거나 아니면 강하거나.
만일 아도르노가 말하는 방식 "천재성"이 한국에서는 나오기 힘들다면 (그러니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말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덜 나오는 거 같다면.... ) 중요한 한 이유는 "강한 경험"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차단, 제거, 억압되기 때문이라 생각하게 된다. 강한 경험이라는 건, 어쨌든 그 시작은 약자의 경험, 미세한 경험, 비주류의 경험일 거라서. 강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경험들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함. 허약하게 존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