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터다이크가 한국을 언급하는 인터뷰도 있다.
06년이던가 아무튼 그가 방한했던 해. 방한하고 얼마 후 있었던 인터뷰.
"한국은 역동적인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집단 자본주의가 살아 있었다" : 먼저 이런 말을 한다.
collective capitalism. 집단 자본주의. (...) 이거 여기서 처음 보는데, 원래 있는 말입니까?
이거 욕인 거 같은데요? 만인이 만인에게 자본주의 하는 곳이라는 뜻일까요.
이어서 그가 하던 말은
"우리는 우리가 유럽에서 태어났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알아야 한다."
욕인 게 맞군요.
(지금 해당 페이지를 찾아볼 여력은 없어서, 대강 말하자면) 이어서 그는, 유럽에서 태어나면 어려움 없이
갖게 되는 관점, 가치들이 무엇인가 말했던 거 같다.
그러니까
한국인들은 맹목적으로 산다, 우리는 생각하면서 산다...
우리는 그러고 싶지 않아도 생각한다. : 이런 얘기였다고 해석해도 틀린 게 아닌 말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태어나 보니 내 나라의 중요한 철학자가 헤겔이다. 이건 어떤 걸까.
헤겔 독자였던 어머니를 기억하던 월터 카우프만의 헌사와 서문. <헤겔: 재해석> 이런 제목 책에서 카우프만은:
"나의 어머니에게.
1914년 <정신현상학>을 읽으셨던 어머니,
내게 주셨던 어머니 소장 <정신현상학>을 대신해 이 책을 드린다." 이런 헌사를 쓰고 서문에서는 아래와 같은 문장들을 쓴다.
"내 어린 시절, 베를린 우리집의 거실 구석에 네모지고 녹색 타일을 붙인 화덕이 있었는데, 화덕과 닿은 벽 위에 칸트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실제로 쓴 적은 없는 화덕은 장식장처럼 쓰였고, 거기 17세기판 성서, 피히테와 헤겔의 초상화들이 놓여 있었다. 어찌 보면 나는 네살때부터 헤겔과 같이 살았던 셈이다.
피히테 초상 옆의 벽은 벽 전체가 책장이었고, 레싱부터 현대까지 독일 문학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벽과 맞은 편, 헤겔의 얼굴을 마주 보는 벽에, 철학 서가가 있었다. 우리집엔 칸트의 "전집"이 있었고 다는 아니지만 니체의 저작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런데 헤겔은 몇 권 되지 않았다. 헤겔의 저작들을 내가 진지하게 읽기 시작한 건 대학원에 들어가서다."
헤겔. 니체. 이런 저자들이 내 모국어로 쓴 저자들이다.
이게 프리미엄이긴 하다... ;;;; 같은 생각이 오늘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