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90년대에 비디오로 보았던 영화. 

제목이 <리타 길들이기>로 출시되었던 거 같다.

그 이후 클립으로도 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유툽 알고리즘이 재회시켜주었음직함에도. 좀 있다 찾아봐야겠다) 

잊히지 않은 영화. 


책이든 영화든 

얼마나 쉽게 완전히 잊히나를 생각하면 근 30년 세월 동안 

잊히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보게 되는 영화. 재평가 시작되는 영화. 영원히 재평가될 영화.  


이 책 원작 희곡이 알라딘 중고에 나와 있어서 냉큼 주문해서 받았는데 

받아서 책 더미 위에 얹어 놨다가 (하 언제 나는 책을 찾기 쉬운 18평 집에 살게 되느냐....) 한숨 쉬고 

집어서 아무데나 열어 봤다. 



교수: in the work E. M. Forster. . .  

리타: (. . .) Forced her to do what? 



저런 대목 있는 페이지가 나왔고 

................. 아이. 야이. 이게 뭐임. 왜 웃기죠 이게. 되게 무성의한 거 같은데 웃기네요. : 심정이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웃기다. 리타 캐릭터가 실존인물이고 그 인물이 실제로 Forced her to do what? 했으며 

작가는 그걸 기억했다가 작품에 썼음. 그럴 거 같지 않다. E. M. 포스터를 들어본 적도 없는 노동계급 

여성이라면 그 이름 듣고 "forced her"로 알아들을 수도 있겠지, 상상하고 썼을 것이다 쪽에 걸고 싶긴 한데 


그렇게 느껴지기 때문에 웃긴 거 같다.

애쓰셨어요. 타인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두에게 반응합시다. 


............................ 비. 이제 오늘 올 비는 다 온 거냐. 했더니 

또 쏟아지는 중이다. Educating Rita도 읽고 싶은데 <원자탄 만들기> 얼른 끝내야겠어서 보고 있다. 

2차대전이 시작했다. 39년 8월에 있은 일들에 이어 9월 1일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했다. 베를린의 정보기관에서 

해외(미국과 영국) 물리학자들의 우라늄 분열 연구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고 비밀 회의를 열기 시작했다. 오토 한의 "(원자력 무기 제작의) 실현 가능성 매우 낮음" 발언에 회의적이 된 독일 정보기관은 하이젠베르크를 소환했다. 


이 시기에 폴란드와 미국을 오가면서 생활하다가 2차 대전 발발 직전 미국으로 왔던 (나중 맨하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 수학자, 물리학자 스타니슬라프 울람(Stanislaw Ulam)이 남긴 회고가 인용된다. 39년 8월말, 뉴욕의 무덥고 습한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그 더운 호텔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라디오를 틀면 온통 전쟁 보도라고 했다. 라디오를 켰고 나는 들었다. 내 아버지와 여동생이, 수많은 친척들이 폴란드에 있었다. 내 지난 삶 위에 커튼이 내려졌다. 갑자기 내 과거가 내게서 단절되었다. 그 순간 이후 색과 의미가 변하지 않은 무엇도 내 삶에 없다."   


그 과거에 가족이 있는데 "과거와 나는 단절되었다" 느낀다는 게 조금 이상하기도 하지만 

어떤 심정을 말하는 건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겠는 느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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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8-1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즉석에서 forced her to do what 이라고 되물을 수 있는 리타, 오히려 언어추리력에 대단한 능력자 아닐까요? ^^
리타길들이기, 영화도 책도 읽고 본적 없는데도 제 귀에 익숙하다 했더니, 옛날 옛날에 최화정이 주연으로 연극을 했었네요. 연극 포스터, 할인권 마구 뿌려졌었기 때문에 지금도 기억이 나나봐요. 옛날 옛날인데.

몰리 2020-08-15 14:56   좋아요 0 | URL
뭐랄까 여성적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 같은 것이 이미 그녀에게서 시작한 후라고 말하는 거 같기도 해요. 그런데 E. M. forced her.... (그래? E. M. 너 어떤 놈이냐, 무슨 짓 한 거냐....) ㅋㅋㅋㅋㅋ 웃깁니다. 최화정의 연극은 혹시 80년대? 최화정, 뱀파이어같은 최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