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과 소강
장 자끄 상뻬 글.그림, 이원희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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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돌풍과 소강>은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 가을 풍경에 매료되어 구입했다.

제목 그대로 돌풍이 불어 단풍으로 물든 낙엽이 흩날리는 장면의 그림이다.

 

 책의 내용은 장 자끄 상뻬의 그림과 그의 생각이 짧게 담겨 있다.

말하자면 그래픽 에세이다.

프랑스 사람의 생각이니 다 공감하는 것은 아니나

그가 그린 그림과 글은 해학이 넘친다.

사람이 북적이는 도시에 살면서 느낀 고독감

인간관계에서 일어나 수 있는 각자의 감정의 차이

도시의 건물과 건물 사이에서 창문을 통해 만나는 시선

그리고 사람들이 문화를 대하는 태도

등을 한 장의 컷으로 그리고 날카롭고도 재치가 넘치는 비판을 한다.

그러면서 그가 그린 그림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사랑스럽다.

 저자의 다른 책은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돌풍과 소강>에 등장하는 모든 그림에는

사람이 들어 있고,

그 사람들을 그린 장 자끄 상뻬의 따뜻한 시선을 느낀다.

어느 날 외롭고 쓸쓸하여 따뜻한 시선을 받고 싶은 날

다시 펼쳐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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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소나기 2015-07-2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 참 부럽습니다.
 
알랭 파사르의 주방 - 흙, 햇볕, 래디시, 그리고
크리스토프 블랭 글.그림, 차유진 옮김 / 푸른지식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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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알랭 파사르는 프랑스의 세프다.

 책속에 굵은 글씨로

프랑스 미식계에 녹색바람을 몰고 온 세프이며 파리에 있는 식당 라르페주의 마스트 세프 이다. 그리고 프랑스 요리의 메인요리는 고기라는 틀을 깨고 독창적인 채소메인요리를 만들어 낸 세계 최고 세프 중 한명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프 블랭3년여에 걸쳐 알랭 파사르가 운영하는 식당 파르페주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한 것을 그림으로 그리고 그래픽 노블로 출간 했다.

블랭이 그린 알랭 파시르의 요리하는 모습은 다양하고 흥미롭다.

요리하는 손 동작, 얼굴 표정, 다양한 포즈, 요리 재료 등을 그렸는데

한 컷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알랭 파사르의 모습은

실제 주방에서 요리하며 보여주는 알랭 파사르의 숙련된 솜씨와 자신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 외에도 파르페주에서 일하는 보조 세프들의 모습과

요리를 만드는 주방의 부산함과 진지함을 전달한다.

알랭 파시르의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채소,

그 채소를 키우는 세프의 텃밭인 농장이야기도 그려져 있다.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상당히 통합적 작업이다.

주방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는 블랭의 주의력과 한 컷의 그림으로 재탄생시키는

창의력 때문에 즐겁게 보았다.

그리고 직접 프랑스 요리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그림 옆 장에 요리법을 글로 표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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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소나기 2015-07-2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삶의 가장 중심에 놓여있는, 음식과 그것을 만드는 것!
어쩌면 세상에서 중요한 일은 이것 하나밖에 없는 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세상의 모든 일은 음식을 위해, 음식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아닐까요.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 편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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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자기의 시작이 동양이라 우리나라 도자기의 역사적 가치와 미적인 가치는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러나 서양의 도자기는 그냥 대량 생산된 식기 정도로만 여겼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릇을 살 때 디자인에 좌우된다 .

디자인을 때문에 사지만 도자기를 만든 회사 그리고 디자이너 등....

관심을 크게 기울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 편>을 읽으면서

식기로 만들어진 그릇 하나 하나가 예술품이란 것을 알았다.

그러고 보면 그릇에 끌린 이유도 디자인이니 예술품임에 분명하다.

그러면서 이 책의 중요성도 느꼈다.

그 느낌을 말하자면

사랑하는 사람의 어린 시절 앨범을 보는 느낌이랄까?

사진 속 어린 그 사람의 귀엽고, 촌스럽고 풋풋한 모습.

그 사람의 성장을 들여다보면서 그 사람을 더욱 알게 되고 사랑스럽다.

조용준<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 편>이 그랬다.

마음에 든 도자기그릇이 그런 역사를 담고 있는 도자기그릇으로 내게 다가왔다.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 편>은 저자 조용준이 제목 그대로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북유럽 도자기를 소개한다.

각 나라의 이름난 도자기 회사 로열델프트’ ‘로열 코펜하겐’ ‘이탈라등의 제품들을 수 백장의 사진 컷으로 아름다움과 특징을 보여주고 도자기 회사와 도자기에 얽힌 역사를 소개한다.

그리고 북유럽 여행이 가능하도록 중간 중간 여행에 대한 정보도 잊지 않고 소개 해 준다.

 

  인간이 만들어 내는 문화 뒤엔 반드시 역사이야기가 있다.

도자기 역시 많은 역사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저자의 감성을 따라 영화를 같이 보고 음악도 들으며

도자기를 따라 이곳저곳을 다니며 때로는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와 근세 유럽을 본다.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푸시킨시의 에카테리나 궁전에 도착하여 텔프트회사가 만든 걸작 도자기 타일로 만든 벽난로 앞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하며 독서가 가져다 즐거움을 만끽한다.

 

  최근 그림에 관한 책은 정말 많이 출판되었다.

그러나 도자기 역사, 그리고 감상에 관련된 책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중요성은 높다

식기로서의 도자기 그릇을 예술품으로 가치를 탈바꿈 해주는 동시에

생활 도자기 감상법을 알려주어 우리가 감상할 수 있는 예술의 영역을 넓혀주었다.

    

 저자 조용준은

전작 동유럽 도자기에 이어 이번 책인 북유럽, 다음 책은 서유럽 편을 출간할 예정이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책은 한국도자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며 도자기 여행 시리즈가

완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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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산보
플로랑 샤부에 지음, 최유정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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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인 플로랑 샤부에의 도쿄 체험기이다.

 글로 기행문을 쓴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기행문을 만들었다.

그림 기행문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샀는데

그러면서도 여행 정보도 있을 거란 기대를 했다.

그 정보는 2006년 정보이니 정보로서의 가치는 빛을 바랬다.

 

 그도 서문에 이렇게 적고 있다.

 “ 이 책은 일본에 관한 책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쿄여행에 관한 책이다.

하지만 여행안내서도 아니고 모험기행문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절판된 여행안내서처럼 잘못된 정보가 없는 것도 아니고 모험주인공의 지루한 개인사가 안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의 말대로 이 책은

순전히 개인적 입장에서 도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간단한 이야기와 감상이 있다.

 

 나도 2008년 도쿄를 여행한 경험이 있다.

그 추억 때문에 그림으로 만난 도쿄는 반가웠다.

프랑스 사람이 본 일본이라 나의 생각과 다 맞지 않았지만

고색창연한 골목의 일본 전통 집들이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일본에 대한 소개를 일본의 중심을 연결한 지하철 야마노텐센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림으로 표현된 지하철 역과 연결된 유명지역과 일본문화는 일목요연하다.

정보지로 추천할 수는 없지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혹 도쿄를 여행할 사람들이 도쿄의 정보를 모을 때 검색에 참고하는 책으로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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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소나기 2015-07-2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체험했을 때, 그것이 자기 세상이 되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많은 도쿄에 대한 책이 쏟아져나오고 또 그것을 읽더라도, 그 감동이 책을 쓰게 하진 않겠지요? 하지만 단 한번의 체험으로 책이 나오니 말입니다.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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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같은 남자 오베.
주인공, 오베를 한 마디로 그렇게 표현해본다.

자전거는,
자신의 두 발로 바퀴를 돌려 나아간다. 오로지 자신의 근력과 기능과 판단의 힘으로 길을 간다.

오베는 그런 남자다.
차를 고치고, 혼자서 집을 짓고,
필요하면 배워서,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남자.

그런 의미에서 오베는 진정한 어른이다. 판단하고, 할 수 있고, 책임을 진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건 진정한 어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엔 진정한 어른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진정한 어른 오베는, 소신을 가지고 행동한다.
남들이 보기엔 괴팍하고 까다로워보이는 성격이었을지 모르지만, 오베는 자신이 가치를 두고 있는 일에, 누구의 시선도 누구의 평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16살 때, 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오베는 남의 것을 탐내지 않은 원칙주의자다.
16일간 일을 한 아버지에게 지급된 월급에서, 14일간의 임금을 돌려 주러 가고, 아버지에게 배운대로 '우리는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다.'를 실천한다. (물론 도움이 필요한 약자를 위해서는 아니지만)
그래서, 동료 톰이 그의 잘못을 덮기 위해 오베에게 누명을 씌웠지만, 오베는 결코 톰과 싸우지도 않았고, 고발하지도 않았으며, 자신을 위한 변명도 하지 않는다.

블루칼라로 살면서 화이트 칼라에게 비굴하지 않고, 세상이 바뀌어 컴퓨터로 설계를 하고 집을 짓게 되었지만, 자전거 하나 고칠 줄 모르는 그들의 무능을 간단한 기술로 비웃는다.

조용하지만 강한 오베라는 남자의 가장 큰 약점은 감정표현에 서툴다는 것. 그러나 이 약점도 사랑스러운 아내 소냐를 만나면서 더 이상 약점이 아니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 행복을 다시 얻는다.

오베의 마음 속 깊이 숨겨져 있는 보석같은 정직과 이타심을 알아본 소냐. 오베에게 소냐는 우리나라의 평강공주와 같은 존대로, 소냐가 있어 오베가 가진 이타심이 더욱 빛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고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오베의 삶이 나같은 평범한 사람이 보기엔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아니 불행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소냐는 아이를 가진 상태로 교통사고를 당하여 태아를 잃고 자신은 평생 휠체어를 타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오베에게 그건 시련이 되지 않는다. 소냐를 위해 집을 개조하고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다. 그리고 그녀가 죽자 그녀를 따라가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죽음을 계획한다.
하지만 세상을 버리고 가려는 마지막 계획도 그가 도와주어야 할 사람들로 인해 방해를 받는다. 그럴 때마다 그는 '빌어먹을'을 외치지만 내면의 이타심때문에 외면하지 못한다.

오베는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소냐를 따라 갈 때까지도 원칙을 고수하며 살아간다.
집을 고치고, 마을을 순회하며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고, 자전거를 정해진 장소에 정리한다.

**
<오베라는 남자>의 주인공들, 오베와 소냐의 삶을 보고 있자니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행, 불행의 조건을 바꾸어야하지 않는가?
행, 불행은 외면으로 드러나는 조건으로는 판단할 수 없지 않는가?
오직 개인의 마음 속에 깃든 어떤 삶의 자세로만 판단해야 되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라면, 오베의 삶은 한번도 불행한 적이 없는 것이다.

오베는 원칙으로 가득했던 자신의 행동을 누군가 봐 주길 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당연히 잘 보일 행동을 한 적도 없다. 하지만 물이 차면 넘치듯
그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게 되고,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이끌린다.

소냐가 그의 옆에 있을 때 오베의 이타심은 소냐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소냐가 없는 현실에서 오베의 이타심은 다수의 타인에게 실현된다.

훌륭한 이웃이 우리를 구한다.
그렇지 않은가.
오베에게서 나는 '비겁한 승리는 하지 않겠다'는 미국 서부영화의 주인공, 존웨인을 느낀다. 곤궁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하늘을 나는 슈퍼맨도 느낀다. 하지만 세상을 구하는 바쁜 영웅들인 그들에게 차마 나까지 구하란 말을 할 수 없다.

원칙을 따지며 잔소리 하는 가까운 이웃, 그 사람이 오베이다. 이런 이웃이 있다면 슈퍼맨을 부를 필요도, 존웨인을 불러올 필요도 없지 않은가.

끝으로,
아날로그의 힘에 대해서도 한 마디. 오직 속도로만 가치를 매기는 디지털 세대들이여, 아날로그의 느림의 힘을 무시하지 마시라.
전원 스위치로 모든 것이 시작되지만, 전원 공급이 끊기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것. 어떤 것의 동력이 다른 무언가의 동력에 달려있다면, 그걸 진정한 힘이라 할 수 있는가?
전원 공급이 끊어진 디지털기기의
모습이란....

작가는 공구를 다루는 멋진 오베를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일깨워주었고, 나는 덕분에 우리나라의 살아있는 수많은 '오베'들에게 존경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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