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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 -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첫 성교육 그림책
노지마 나미 지음, 장은주 옮김 / 비에이블 / 2021년 5월
평점 :

이거슨, 야한 책에 관한 리뷰가 아닙니다!! 소중한 우리 몸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에게 할 법한 질문들을 모은 책이에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교육 책이니만큼 성에 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이 꼭 계세요. 그런 분들은 부디 조용히 '뒤로가기' 혹은 다른 사이트 가기를 눌러주시기를 바랍니다.
첫째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유독 이런 저런 질문이 많아졌어요. '엄마, 몸에는 왜 털이 나? 엄마는 왜 아빠보다 가슴이 커? 남자는 고추가 있는데 여자는 왜 안보여? 나랑 동생은 어떻게 만들어졌어? 우리는 이렇게 큰데 엄마 뱃속에 어떻게 있었지? 아기는 어디로 나와?' 등등 자라면서 당연히 시작되는 질문들입니다. 저는 '너랑 동생은 다리 밑에서 주워왔지, 나중에 크면 다 알게 돼'라는 어르신들의 대답 말고,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대답을 하고 싶었어요. 게다가 요즘은 특히 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빨라지는 추세고 성범죄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어려도 성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이들이 성교육을 받으면서 너무 부끄러워하거나 민망해하지 않기를 바라요. 쉬쉬하면서 감추고 숨기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더 궁금해하게 되고, '성은 부끄러운 거구나. 안 좋은 거니까 어른들이 저렇게 감추려는 거야'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게 아닐까요. 남자와 여자의 신체 차이에 대해 알고 존중하게 되는 것, 올바른 성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 이것이 성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이 야근이 잦은 요즘같은 날은 제가 아이 둘을 모두 목욕시키는데요, 예전부터 첫째 아이는 '엄마는 왜 고추가 안 보여?'라는 질문을 했었어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남자와 여자의 신체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지만, 그림으로 표현된 책을 이용하니 설명하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남자의 성기는 음경, 여자의 성기는 음순이라 부른다는 것까지 알려주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어떻게 아이가 만들어지는 것까지 간단히 설명해줄 수도 있었어요.
여자의 성기를 '잠지'라 부르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잠지는 '남자아이의 성기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해요. 저도 처음 알았네요!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아이들이 자신의 성기를 정확하게 부를 줄 몰라서 법정에서 진술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 아닙니까.
우리 몸에 털은 왜 나는지, 여자 아이들이 왜 생리를 하는지, 몽정과 사정은 무엇이고 정자의 수는 얼마나 되며 고추가 커지고 서는 이유, 그리고 성별에 따라 서로를 배려해야 하는 이야기 등등, 아이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충분히 궁금해할 사항들, 앞으로 지켜나가야 할 일들이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질문할 때마다 이 책을 펼쳐서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물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성교육.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출판사 <비에이블>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