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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현실 편 : 철학 / 과학 / 예술 / 종교 / 신비 ㅣ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2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평점 :

1권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홀라당 반해버린 채사장님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두 번째 이야기. 2권에서는 <현실너머> 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여기에 속하는 영역은 진리,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인데 소올직히! 관심많고 좋아하는 예술 영역 제외하고는 읽다가 머리털이 빠질 뻔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과학은, 정말, 절레절레. '채사장님이니 이런 나에게도 과학의 세계를 은혜롭게 이해시켜 주실거야'라고 생각했던 것은 역시나 헛된 기대. 하지만 그것은 채사장님의 잘못이 아니다! 언어와 영어는 딱히 공부하지 않아도 잘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과학과 수학 영역 때문에 무척 고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험 당일날까지 개념이 이해가 안 되어 '찍자!'로 밀어붙였던, 아련한 추억이 있다.
일단 '진리'는 아무런 제약이나 조건이 붙지 않음을 의미하는 절대성과 모든 것에 두루 적용되는 보편성, 모양이나 성질이 변하지 않는 불변성의 속성을 갖는다. 문제는, 이러한 속성을 충족하는 무엇인가가 실제로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며 불변하는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가?-인데 이에 대해 '있다'라고 대답하면 절대주의, '없다'라고 대답하면 상대주의,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면 불가지론, '상관없다'로 대답하면 실용주의라고 한다. 진리는 자연신이 진리였던 원시시대부터 고대 신화의 진리인 신화, 중세시대의 진리인 유일신, 근대의 진리인 이성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내적인 원인과 외적인 원인으로 인해 근대가 빠르게 붕괴되면서 현대의 진리는 탈근대성, 포스트모던의 모습을 갖게 된다. 진리의 조건과 역사를 바탕으로 철학, 과학, 예술, 종교가 진리가 될 자격이 있는가 없는가를 논리적으로 검증(?)해가는 과정이 2권의 주요 내용이라 하겠다.
다섯 가지 영역 모두를 아우르는 핵심 개념은 절대주의, 상대주의, 그리고 회의주의다. 철학에서는 절대주의를 대표하는 소크라테스와 상대주의를 대표하는 소피스트들을 거쳐 아리스토텔레스를 지나 중세의 보편논쟁에 다다른다. 이성중심인 근대철학에서는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인식론이 대두되었는데, 인식론적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합리론과 경험론이 대립하게 된다. 합리론에서는 데카르트, 경험론에서는 프랜시스 베이컨이 대표적이다. 칸트의 관념론, 니체의 회의주의를 지나 현대철학에서는 하이데거의 존재론과 비트겐슈타인의 언어탐구,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까지 다룬다. 이리 보면 무척 어려워보이지만 나름 메모해가면서 읽었더니 철학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사실. 절대 한 번 읽어서는 익숙해지지 않는 내용과 단어들이다. 이에 반해 과학 영역은, 프톨레마이오스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라는 이름만 아스라이 남아있다. 아련히.
무엇보다 예술 영역의 이야기를 무척 고대했는데 잘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림 보는 것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고대의 그리스 로마 미술부터 중세의 로마네스크와 고딕,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후기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에 대한 내용까지, 채사장님의 방대한 지식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종교'. 세계 3대 종교인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차이점부터 '베다'와 관련되어 상대적 다신교로 분류되는 힌두교, 불교, 티베트 불교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1권에 비해 쉬운 내용들은 아니어서 읽느라 조금 애를 먹었다. 필기도 하고, 쪼개읽기하면서 주요 내용을 포스트에 정리하며 읽지 않았다면 종합 리뷰는 엄두도 못냈을 터. [제로] 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 지 기대도 되고, 2권처럼 머리를 쥐어뜯게 되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두고두고 읽으면서 세세한 내용들을 채워나갈 예정! 참고도서들도 소개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