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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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 추리와 미스터리 장르에 입문(?)하게 된 것은 일본작품의 영향이 컸지만,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부터 읽어온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야말로 나를 이 세계로 인도한 진짜 범인(?)이었다. 어린 나이에는 이 이야기들이 다소 충격이었던 듯 <얼룩 끈>을 읽고 나서는 한동안 잠들기 전 이불을 펄럭펄럭 해보기 일쑤였다. <바스커빌 가문의 개>로 인해 동물에 대한 공포심이 생겼던 것일까. 셜록 홈즈는 그야말로 섬세하고 예민한! 기질의 나를 강타한, 태풍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책읽기에서 얻는 재미를 깨달은 시기이기도 했다. 다음에는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셜록 홈즈가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나갈지 지켜보는 것보다 더한 즐거움은 없었으니까.

 

작년 말에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을 정독한 덕분인지 이번에는 기억을 되살리기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 <셜록 홈즈 시리즈>는 재독하는 것조차 큰 즐거움이다. 특히 왓슨이 셜록 홈즈의 활약상을 정성들여 꼼꼼하게 작성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상하게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셜록, 하면 왓슨. 왓슨, 하면 셜록. 이런 관계가 세상에 또 어디 있으랴. 심지어 기억을 더듬어보면 왓슨은 중요한 순간에는 부인마저 후순위로 둔 채 셜록을 먼저 챙기는 찐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으니, 이 두 사람은 분명 '브로맨스'의 원조일 것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가장 첫 번째 즐거움은 홈즈가 의뢰인을 맞이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분이 한동안 육체노동을 했고, 코담배를 피우고, 프리메이슨 단원이고, 중국에 간 적이 있고, 최근에는 글씨 쓰는 일을 상당히 많이 했다는 사실은 확실해.


p54

 

상대를 만나자마자 그가 지금 어디에서 왔고, 무슨 일을 하는지, 연령대는 대략 어떻게 되는지 등을 술술 읊어대는 셜록 홈즈를 만나면 누구라도 그가 마법사가 아닐까 생각하기 마련이다. 마치 한 마리의 매 같은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재빨리 의뢰인의 상태를 점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대의 특징을 간파해내는 이 능력. 이것은 후반부에서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해내는 셜록 홈즈의 능력과 함께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준다. 마치 막혀 있던 무언가가 뻥!하고 뚫리는 듯한 유쾌상쾌통쾌한 느낌이랄까.

 

 

이번 <열린책들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로 선정된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에서는 표제작과 함께, 셜록 홈즈가 항상 '그 여자'라고 부르는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하는 <보헤미아 스캔들>, 다소 기괴해보이는 정황 속에 숨겨진 속임수를 간파해내는 매력이 철철 넘치는 <빨강 머리 연맹>도 만나볼 수 있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매우 짧은 만남이라 아쉬울 수도 있지만, 셜록 홈즈와 그의 친구 왓슨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들!!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이번 기회에 고전 추리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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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당신의 문해력 (워크북 포함 한정판)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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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이지만, 사실 이 문해력과 관련된 문제는 교단에 있는 사람이라면 오래 전부터 체감하고 있던 부분일 것이다. 문제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서 수업 시간은 물론 시험 시간에조차 손을 들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질문하던 학생들을 종종 봐왔던 나로서도, 아이들의 독해 실력이나 제대로 읽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 대해 이게 무슨 일인가 걱정하던 참이었으니까. 이미 육아휴직을 한 것이 올해로 6년차. 최소 6년 전에 읽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국어는 물론 영어와 수학 등의 과목에서조차 어려움을 호소하던 아이들이 빠르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었을 시간이다. 얼마 전 방영된 EBS <당신의 문해력>을 보니 이제는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어 심각한 문제로 간주될 정도로 악화된 듯 싶다.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문해력은 아니다. 문해력은 기초적인 읽기 및 쓰기 능력을 넘어서서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문해력이 저하되면 성인이 되어 일상적으로 접하는 공지문, 설명서, 계약서 등을 읽고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문해력은 모든 과목에 필요한 기초 이해 능력이므로, 그 능력이 낮으면 결국 공부에 흥미를 잃고 학업에서 멀어져버리는 결과까지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청소년들이 성장해서 사회인이 된다고 한들, 사회생활이 순탄하기만 할까. 각종 서류를 검토하고 분석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야 하는 사회의 인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문해력'. 문해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인간에게 읽는 능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매리언 울프라는 인지신경과학자이자 아동발달학자는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 발명'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어찌보면 읽는다는 행위는 적극적이다. 스스로 읽을 거리를 잡고 집중해서 글자를 읽지 않으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영상물을 접할 때와 책을 읽을 때 뇌의 활동이 다르다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다. 무언가를 읽을 때 인간의 뇌 중 전전두엽이 활성화된다는 지식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책,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읽을 때 특히 이 전전두엽이 팍팍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전전두엽은 추론하고 결정하고 계획하고 집행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담당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중요한 기능이, 우리 아이들의 뇌에서 저하된다고 생각해보라. 나는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딱히 문해력을 신경 쓴 것은 아니었지만 첫째 아이는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을 때부터 옆에 같이 누워 책을 읽어주었다. 그 당시에는 아이와 놀거리가 별로 없기도 했고, 책을 태어났을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했고, 책을 통한 기쁨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려면 아무 거부감 없는 아기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둘째 아이도 책 읽는 형아를 아기 때부터 봐왔기 때문인지 스스로 책을 골라 읽어달라고 한다. 하지만 문해력과 그저 책을 읽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지금은 책에 대한 흥미를 계속 유지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더 고민해봐야겠다.

 

 

 

문해려과 관련된 이런 저런 실험 결과와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잘 정리된 책으로 읽으니 한층 걱정이 깊어진다. 지금이야 어리고 영상 시청 시간을 제한하고 있으니 그렇다해도, 스마트폰을 접하고 친구들 관계가 깊어지면 아이는 책을 멀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때 어떤 방법이 현명할지, 가정과 교육기관이 함께 고민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EBSBOOKS>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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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5 - 듄의 이단자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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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레토 님! 뭘 하시는 겁니까?
P403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던컨의 각성. 자신이 누구인지 이제야 기억해낸 아이다호는 마일즈 테그를 보고 '레토 님'이라고 불렀다. 아트레이데스의 피를 이어받은 테그가 특히 던컨의 곁에 있었던 것은 그의 각성 때문이었나. 레이디 제시카의 외모를 떠올리게 하는 루실라. 루실라가 테그에게 끌리는 것은 우연인가, 운명인가. 던컨의 각성을 기점으로 마침내 이야기에 속도가 붙는 듯 하다.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던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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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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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는 건데, 사람은 왜 익명의 뒤에 숨는 순간 그렇게나 추악해지는 걸까. 비열한 인간이 떠올릴 수 있는 온갖 욕지거리를 쏟아내며 괴롭히지.
p91

그 이유는 비겁하기 때문 아닐까. 드러내놓고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과 비겁함이 익명의 뒤에 숨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이렇게 부끄러운 사람은 되지 말아요. 우리 아이들이, 우리 가족이 우리들을 부끄러워 하게 만들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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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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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사진 보고 정말 놀랐다. 일본과 강제 병합된 직후, 황족과 친일파들이 아닌 사람들도 적잖이 음사금을 받았다고 한다. 아니 그런데 저렇게 다소곳이 줄서서 받는 유생들이라니. #|>|$~$}£}££}£}’

무릇 선비는 대쪽같이 곧은 것 아니었나. 그것이 자신들의 특별함 아니었나. 저리 순식간에 태도를 바꿔 은사금을 받을 정도라면 그때까지 천민과 자신들을 구분해온 기준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자존심도 없는 유생들. 어디 놀랄 일이 이것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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