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한국사 - 아는 역사도 다시 보는 한국사 반전 야사
김재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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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이 독특합니다. 회사원 생활 15년 차가 되는 새해에 회사로부터 서면을 통한 좌천을 통고받고, 퇴사 프로젝트를 가동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추려보니 농구, 요리, , 이 세 가지가 나오더랍니다. 아내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조용히 글쓰기 생활을 시작한 작가님. 자신이 좋아하는 역사 이야기를 아내에게 이야기하듯 써내려간 글을 온라인 카페에 올린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죠. 그 중에서도 <오마이뉴스>에서 얻은 답글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암투병으로 힘든 생활을 하던 독자가 작가님의 글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고 후원했다는 일화는, 이야기가 일반인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와 힘을 주는 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후 <딴지일보>에 정기적으로 연재를 시작하게 되고, 결국 요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는 학습화된 두려움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면서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명언까지 알려줍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받는 것이다.

작가님의 말처럼 정치대신 역사를 대입하니 뭔가 큰 깨달음이 오는 것 같지 않습니까. 전쟁과 외교, 권력과 암투, 왕의 사람들, 반전의 야사,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이라는 소제목 아래 총 35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정복왕 광개토대왕의 성군의 면모를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대를 넘어 고려, 조선, 근대에서 작가님이 들려주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문체가 조근조근, 정말 옆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쓰여 있어 읽기가 매우 쉬웠습니다. 임산부인 저는 배를 깔고 엎드리면 안 되지만, 누구나 배를 깔고 엎드린 그 자리에서 한 권을 내리 읽어내려 갈만한 재미가 있었어요. 당시 사람들의 대사들도 맛깔스럽게 재탄생시킨 점도 재치 있게 느껴졌고요.

 

부제에는 야사라는 문구가 붙어있지만 그렇다고 뭔가 불확실한 역사를 다루고 있는 듯하지는 않습니다. 작가님의 사견(私見)이 약간씩 가미되어 교과서처럼 딱딱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지 않을 뿐이에요. 다만, 어떤 독자가 학창시절 선생님도 이렇게 재미있게 가르쳤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밝힌 소감 부분에서는 마음이 편치 않네요. 학교라는 공간은 이렇게역사를 가르치지 못할 수도 있는 많은 제약이 존재하는 곳이니까요. 수업 시간 역사 수업이 재미있다면 정말 좋겠죠. 하지만 시험과 진도가 존재하는 이상, 시간을 내서 재미있는 역사책을 읽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은 100%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가 다소 옆으로 빠진 감도 있지만, 어쨌든 작가님은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도 많이 알고,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본 책과 연구만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짓은 하지 말자는 깊이 있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인 것 같기도 해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만큼 다음 번 책도 기대해보겠습니다. 다만 찌라시가 일본어인만큼 뭔가 다른 단어는 없을까, 조금 오지랖의 날개를 펄럭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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