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

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윤회라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동물들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함께 하고 있지 않아서일까요. 동물들이 죽으면 사랑해주었던 주인에 의해 장례를 치르고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주인 없는 동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가슴 한 켠이 아릿해져옵니다.

엘렘 심의 [환생동물학교]는 동물 친구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 어디로 가게 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동물이 사람으로 환생하기 위해 남아 있는 동물의 습성을 버리고 인간 세계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는 환생동물학교. 딱 봐도 어리숙해보이는 초보 선생님이 주인을 그리워하는 동물 친구들이 가득한 AH-27반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책입니다. 멋진 머리 모양을 한 쯔양, 수줍어보이는 맷, 모범생 기운이 솟아나는 블랭키, 밝은 아키, 하이에나인 비스콧, 까칠한 카마라, 말하기 싫을 때는 하지 않는 머루. 초보 선생님은 이 반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크고 작은 소동에 대처하면서 환생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곁을 지켜줍니다.

착하고 순수한 동물들이에요. 상처가 덧날까 봐 핥지 못하게 목에 장치를 단 친구를 위해 모두 목에 하나씩 이 장치를 걸고 있고, 다른 세상에 있는 주인님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걱정하기도 해요.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며 친구가 상처받을까 봐 진실을 숨기기도 하죠. 동물이지만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오히려 인간보다 더 나은 배려심과 사랑을 보여주며 환생을 준비합니다.

공놀이보단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난 더 좋은 것 같아. 이상하지? 강아지인데 공놀이를 별로 안 좋아하다니...

그랬구나...전혀 이상하지 않은걸?우린 모두 다르니까 각자 다른 걸 좋아하는 건 당연해!

이 동물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제가 읽어도 마음이 아프고 가슴 졸이게 되는데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독자들은 많은 눈물과 함께 읽을 것 같습니다. 이 반에도 헤어짐이 찾아오겠죠? 동물들이 환생하고 나면 이 어리숙한 선생님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궁금증이 계속 생겨서 아무래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부디 이 동물들이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며 지금 이 세상에 살아있는 많은 동물들도 아픔없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