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벡퍼드는 자살 명소가 아니다. 벡퍼드는 골치 아픈 여성들을 제거하는 곳이다.

마녀로 고발당한 한 소녀가 드라우닝 풀(익사의 웅덩이라는 뜻. 봉건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의 유죄 여부를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에서 무자비한 상황을 겪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현재, 줄스는 언니 넬의 사망사건을 듣고 벡퍼드로 향합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고통의 장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곳. 게다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인해 넬과는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언니의 시신을 확인하고, 도저히 친해질 수 없는 조카 리나와, 예전에는 부모님 집이었지만 언니의 집이기도 했던 그 곳에서 머무는 것도 줄스에게는 고통입니다. 넬의 죽음을 조사하는 형사 션과 에린, 션의 부인 헬런, 션의 아버지 패트릭, 영매사였던 니키, 넬이 사망하기 전 같은 강에서 숨진 소녀 케이티의 가족들 등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두려움이 뒤엉켜 소설은 그 어느 때보다 지독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을 이야기해요.
 
[걸 온 더 트레인]으로 유명한 폴라 호킨스의 두 번째 스릴러 소설입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자주 기억을 잃는 여자가, 목격했을지도 모를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등장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작가는, [인투 더 워터] 에서도 여러 사람의 시선을 넘나들며 인간의 심리를 파고듭니다. 벡퍼드에서 벌어졌던 여성들의 수난,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안타깝고 공포스러운 사건들을 책으로 내기 위해 조사하고 있던 넬의 죽음과, 리나의 친한 친구였던 케이티의 죽음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었는지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모여 전체적인 그림을 만들어내요. 두 사건들 속에 숨어있는 개개인의 욕망과 질투, 서로에 대한 오해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강물처럼 마음을 적셔옵니다.
 
이 사람이 범인인가, 그 사람이었나, 범인을 짐작해가는 도중 사건은 시들하게 끝을 맺는 듯 하지만 작가는, 결국 커다란 진실을 마지막에서야 풀어놓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작가는 계속 단서를 제공하고 있었어요. 유령들과 대화할 수 있는 니키 세이지, 그녀를 통해서. 그녀는 그 사실을 줄스에게도 알려주죠.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람 때문이 아니야, 역사와 저주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어-라는 것을요. 사건의 진실은 경악스럽기도 하면서 동시에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과연 누구의 잘못 때문이었는지 저에게는 명백하게 보였지만, 실제로 보이는 것과 가려져 있는 부분이 너무 달라서, 그리고 안타까워서 책장을 다시 넘겨보게 되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걸 온 더 트레인]보다 이번 작품 [인투 더 워터] 가 더 좋았습니다. 인간 내면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려졌고, 중심있게 사건을 서술해나가면서 감정도 소홀히 다루지 않는 점이 좋았어요. 저에게 있어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로 등극!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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