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거닐記 - 함께 걸어 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
표현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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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나고 휴직한 얼마동안은 요일 감각이 없었습니다. 갓난아기를 데리고 어디를 간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거든요. 그래서 주말도 월화수목금금금의 느낌으로 육아가 계속되었죠. 하지만 이제 아기가 어느 정도 자라 걷고 뛰게 되니 마치 직장인처럼 주말이 기다려졌어요. 평일에도 아기와 함께 자주 산책을 나가는 편이지만 주말은 약간 느긋한 기분으로, 아침도 천천히, 동작도 천천히 하게 되더라구요. 무엇보다 짝꿍과 아기와 함께 나가는 시간이 기다려졌으니까요. 방에 틀어박혀 책이나 영화를 보던 정적인 저와는 달리 짝꿍은 운동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성격입니다. 한 명이라도 활동적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짝꿍마저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집돌이었다면, 어쩌면 우리 아기는 주말에도 집에만 있게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살짝 나가기 귀찮을 때도 나의 귀차니즘으로 아기의 경험이 제한당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좀 힘들어도 기를 쓰고 외출하게 되기도 해요.

 

그런데 막상 나가려고 해도 마땅한 장소가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아직 놀이동산은 간 적 없지만 비용대비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다고 매일 가는 공원만 가는 것도 특별한 일을 기대하게 되는 주말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항상 주말에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하는 것이 숙제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계시처럼 [아이와 거닐] 책이 왔네요. 저자가 여행사진가여서 그런지 책 앞쪽에 실린 사진들이 평범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자의 아들 사진이 실려 있는데, 우리 튼튼이 사진은 지금까지 인화한 게 없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네요. 저는 게으른 엄마입니다. .

 

서울을 주거지역으로만 여기고 있던 저에게 산책지로서의 서울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름만 들어보고 가 본 적 없는 곳들, 가 본 적은 있으나 아기와의 산책코스로서 바라본 적은 없었던 장소들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아직은 튼튼이가 말도 못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제한적이라 갈 수 있는 장소들도 한정적이지만 앞으로 가 볼 곳들을 여기저기 생각해 두었답니다. 저는 일요일에 남산도서관을 자주 가는데요, 사실 일정을 빠듯하게 짜두어서 산책은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요. 요즘은 날씨가 좀 추워져서 아쉽지만 내년 봄이면 우리 튼튼이도 더 자랄테니 함께 남산 산책로를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 전에 가끔 갔던 서울성곽길도 자연을 즐기기에 좋고, 한강은 비교적 방문하기 쉬운 곳이니 아기와 함께 걷기에 좋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기를 안거나 유모차가 필요한 곳은 아직은 유보. 하지만 독특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홍대거리나 연희동, 이태원 길도 걸어보고 싶습니다.

 

책과 함께 <산책일기장>도 왔습니다. 어떤 형식으로 아기와의 산책기록을 남기게 될지 모르겠지만 소중한 추억을 많이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아기들은 정말 빨리 자라니까요. 요 노랗고 예쁜 책을 함께 뒤적이면서 가고 싶은 산책길을 골라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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