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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 - 궁궐부터 저잣거리까지, 조선 구석구석을 우려낸 음식들 속 27가지 조선사,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송영심 지음 / 팜파스 / 2017년 9월
평점 :
요즘 역사 공부 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데요, 이것이가!! 시험 전용이다보니 딱딱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사료도 많고 알아두어야 하는 내용들이 촘촘해서 머리가 아파오던 참이었어요. 게다가 아기가 잠든 늦은 밤, 대략 11시부터 공부를 시작하니 졸기도 많이 졸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자세한 내용들을 또 언제 배우겠나 싶어 나름 재미가 붙기도 하는, 요런 일상이랍니다. 그런 와중에 여러 가지 역사책들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관심이 가도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 넣어두기만 하고 직접 읽어보는 경우가 적었지만 이제는 공부를 위해서도 흥미를 위해서도 꼭 읽어보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입니다.
일단 ‘야사’라는 말이 들어갔으니 어렵지 않고 딱딱하지도 않을 것 같아 쉬엄쉬엄 읽어보자 생각했는데, 그리 어렵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읽고 넘길만한 책은 아니랍니다. 정치사가 버무려진 음식상, 시대가 만들어낸 음식상, 생활사가 우러난 음식상, 신분에 따른 삶이 스며든 음식상, 향토사가 요리한 음식상. 요렇게 다섯 가지 챕터에서 27가지 차림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조랭이 떡국, 숙주나물, 젓갈, 인절미에 간고등어와 굴비, 배추김치, 설렁탕과 삼계탕, 순대와 빈대떡 파전과 순창 고추장 등 생활 속에서 자주 먹고 접하지만 이런 유래가 숨어있을 줄 몰랐던 여러 가지 사연이 소개되어 있어요. 음식에 관한 사연과 함께 그 배경이 되는 역사적 내용도 자세하게 실려 있어 무척 알찬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요즘 영화로 무척 유명한 <남한산성>과 연관된, 민회빈(불쌍한 마음을 품게하는 빈) 강씨에 대한 음식도 소개되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전복구이랍니다. 인조와 강빈, 소현세자의 관계는 여기 다 적을 수도 없으니 일단 생략하고요, 인조의 상에 오른 전복구이에서 독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강빈의 소행이라 여겨져 결국 사약을 받게 된 안타까운 일화가 실려 있습니다. 더해져 정묘호란, 병자호란, 인조가 삼전도에서 굴욕을 당한 후의 일들이 죽 설명되어 있는데 영화를 보고와서인지, 아니면 맛있는 전복구이와 관련하여 이런 일이 있었다는 충격 때문인지 머릿속에 오래 남았어요. 전복구이뿐만 아니라 여러 음식들 파트에서도 모두 관련 사료의 해석, 사진들이 기록되어 있어 재미있고 의미있게 역사를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단순히 음식소개가 주요 내용이 된 것이 아니라 배경지식 소개가 탄탄해서 소개된 음식이 나오면 살짝 지식을 뽐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홋. 수업하다가 저도 지치고 아이들도 지쳐있을 때쯤 요런 이야기 하나씩 해주면 아이들도 역사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으려나요. 소개하는 먹을 것을 같이 줘야 더 눈이 반짝거리려나요. 수업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개인적으로 제 자신을 위해서도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