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고 백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1030]으로 잭 리처의 세계에 입문한 저는 그 후 말 그대로 <잭 리처 시리즈>를 끌어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소장하고 있었으나 책장 깊숙이 잠들어있던 두 권도 꺼냈고, 인터넷 서점에서 나머지 작품들을 사들였어요. [1030],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다른 이야기들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잭 리처는 원래 혼자 움직여서 사건을 해결하는 쪽이었나봐요. 그런데 [1030]에서는 그의 특수부대원들이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여럿 등장해서 각각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죠. 물론 잭 리처의 매력을 나타낸 장면들도 -궁극의 청각까지-대단했고요. [1030]에 비해 [네버 고 백]은. 음..[1030]과 같은 큰 감흥은 없었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잭 리처는 여전한 것 같고, 그는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말이에요.

짧은 전화 통화로 호감을 느낀 수잔 터너 소령을 만나고자 버지니아로 향한 잭 리처. 하지만 그녀는 뇌물수수 혐의로 영창에 갇혀있는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그녀의 자리에 임시로 부임한 모건 중령은 잭 리처에게 16년 전 사람을 때려 숨지게 했다는 죄목과, 예전 한국에 나가있었을 때 만난 캔디스라는 여자가 그의 딸을 낳았으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낮도깨비같은 말을 듣게 되죠. 그 와중에 수잔이 아프가니스탄에 보낸 대원 두 명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잭 리처는 모종의 음모가 있음을 감지합니다. 결국 수잔 터너와 같은 영창에 갇히게 된 잭 리처. 육중한 몸과 뛰어난 두뇌로 수잔 터너와 탈옥하는 데 성공하고, 그녀의 대원 두 명이 죽기 전 남긴 메시지를 따라 진실을 밝히기 위해 먼 길을 떠납니다.

[네버 고 백]에 대한 전반적인 저의 감상은 ‘지루하다’입니다. [1030]에서 맛보았던 스릴도,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라 절정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뭔가 팍 터지는 느낌도, 잭 리처가 가진 궁극의 능력에 대한 감동도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네버 고 백]에서 잭 리처는 수잔 터너를 구해내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고, 그녀와 긴 여정을 시작하고, 비행기 안에서 그들을 괴롭히고 미행하는 사내 둘을 훌륭하게(?) 제압하지만 뭔가 아주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1030]에서는 특수부대원들에게 덤빈 악당들에게 복수하는 통쾌한 장면도 있었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뭔가 모두 흐지부지 된 그런 허탈한 마음이었어요. 어째서 톰 크루즈가 <잭 리처 시리즈> 영화 속편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잘 모르겠는 심정. 수잔 터너라는, 마치 본드걸같은 여성이 등장하기 때문인 걸까요.

문득 이미 끌어모은, 그러나 아직 읽지 않은 다른 잭 리처 이야기들로 의심의 눈길이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잭 리처 시리즈>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네버 고 백]이 그에 해당하는 걸까요. 부디 <잭 리처 시리즈>를 읽으며 ‘지루하다’는 느낌을 다른 작품에서는 받을 수 없기를, 이미 책을 사모았으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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