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 받은 황비 1~2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7
정유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타임슬립한 여자는 늘 그 시대의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독특한 옷차림에 언어도 모르는 여자는 몇 번의 위험을 맞이하지만 그 때마다 늘 그녀를 구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고, 여자의 신기한 소문을 들은 남자(이 때의 남자는 거의 대부분 왕이거나 왕자, 혹은 힘있고 매력있는 그 누군가이다) 와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집에 돌아가고 싶어 몇 번이나 도망을 치고 그녀에게 구애하는 남자의 마음을 모른 척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오직 자신만 바라보는 남자에게 이끌려 결국 그의 곁에 남기로 결심한다. 타임슬립한 시대는 먼 미래거나 아주 옛날, 혹은 여자가 잘 알고 있던 역사 속 어디 쯤이었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의 여자는, 타임슬립했다는 이유로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점이 매력으로 작용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우리가 한 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다. 어쩌면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타임슬립으로 인해 그 시대의 다른 누군가는 상처받고 있었다는 것을.

 

[버림 받은 황비]의 주인공은 타입슬립한 여자가 아니라, 그녀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겨야만 했던 다른 누군가이다. 태어난 이후로 황태자의 반려로 키워져 황실의 예법과 마음가짐을 배워온 그녀, 아리스티아 라 모니크. 지금은 차가운 눈길로 그녀를 마주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신을 돌아봐주며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살아가게 될 거라 믿어온 그녀의 짝은, 세상에서 제일 차가운 얼음같은 사람, 황태자였다. 그런 그들 앞에 어느 날 검은 머리 소녀 지은이 나타나고 황태자는 신의 축복을 받은 사람은 아리스티아가 아니라 지은이라며 그녀를 황후의 자리에 올려버린다. 결국 후비의 자리에서 지은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며 온갖 설움을 당하지만 그래도 아리스티아는 황제가 된 그를 보필하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모함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자신마저 처형당한 아리스티아는 어찌된 일인지 열살 때로 돌아와 있다. 황제로부터 당한 수모와 고통, 아버지를 잃었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길을 걸어나가기로 결심한 그녀 앞에 새로운 운명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작품의 초반에서 아리스티아가 겪는 고통은 내 마음을 시리게 했다. 아무리 마음을 다해도 돌아봐주지 않는 사람은 그녀를 더 아프게만 했고, 아무것도 모른 채 아리스티아 앞에서 징징거리기만 하는 지은은 무척 짜증스러웠다. 처음에는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아리스티아에게 자매처럼 지내자고 하더니, 결국 황제를 사랑하게 되었다며 미안하다 말하는(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지은 때문에 버럭 화가 났다. 평생의 인연으로 함께 하자 했으면서도 아리스티아가 황제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질투와 배신감(왜 배신을 느껴!!)을 느끼는 지은이 어이가 없었고, 늘 황제만 생각하는 아리스티아도 바보처럼 보였다. 무슨 캐릭터들이 이리 일방적이야!!-라며 계속 화를 내고 있는 동안 아리스티아가 과거로 돌아간다. 결국 다시 시작하게 된 인생. 아버지의 사랑을 가슴 깊이 느끼며 같은 아픔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인생 앞에서 주춤거리는 그녀 앞에 알렌디스와 카르세인이 손을 내밀고, 과거에는 그녀를 그토록 아프게 했던 황태자마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다가온다.

 

뻔한 로맨스라 생각했는데 뭔지 모르게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 있다. 다시 시작된 인생 속에서 아리스티아가 앞을 잘 살피며 걸어갔으면 하고 부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어느새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셋 중 과연 누가 그녀의 짝이 될 것인지 (마치 응답하라 1994를 보는 느낌?!) 두근두근 하다. 전체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각 권 마지막에 실린 외전도 마음에 든다. 알렌디스와 카르세인이 서로 투닥투닥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1권 뒷편에 실린 외전으로 지은과 황태자에 대한 짜증이 아주 약간 가라앉았다 ㅡ_ㅡ;;

 

안타까운 점은 2권으로 완결인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무려 5권으로 완결이란다. 3권을 사러 내일 외출을 해야 할 지 월요일에 인터넷으로 주문할 지 무척 고민스럽다. 다행히 올해 안에 완간 된다니 부디 그 약속만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 다른 장르도 아니고 로맨스 소설의 다음 권이 출간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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