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차 여행 - 작은 증기기관차부터 초호화 특급열차까지, 낭만 기차 여행 20
윤창호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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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행, 하면 흔히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가서 걸어다니거나 자동차를 빌리거나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을 상상하실 겁니다. 대중교통이라 해도 버스나 지하철이 포함되어 있을 뿐 '기차'는 포함되어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어떠세요? 여행을 생각하면 바로 기차가 떠오르시나요? 제가 기차를 마지막으로 타본 건 아마도 초등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요, 그 후로도 이상하게 기차에 대한 로망이 생겨서 '기차'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 뛰더라구요. 어디론가 떠나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단어, 기차. 그 기차를 타고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낭만적이고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요즘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자꾸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아웅, 이 책을 보니 마음이 자꾸 살랑살랑 움직여서 조금 힘들었답니다. 

제가 이 책을 고른 특별한 이유는 바로 <중세로 떠나는 기차 여행 :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라는 챕터가 있기 때문이에요. 터치아트에서 출간된 [프라하 걷기여행] 도 참 좋았지만 (프라하를 2주는 둘러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이왕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날아갈 거라면 그 주변 국가도 둘러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케이블을 통해 가끔 여행 프로그램을 보곤 하는데 체코에서 기차를 타고 오스트리아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서너 개 국가를 기차를 타고 왔다갔다 하면서 둘러보고 싶은데 같이 가기로 약속한 친구의 일정이 아직 확실치 않아 어떻게 될 지. 일단은 친구를 만나기 전에 제 마음속으로나마 계획 한 번 세워보자 싶은 마음에 덥석, 이 책을 물었습니다. 

전 카프카의 작품에도, 밀란 쿤데라의 작품에도 그다지 관심은 없지만 프라하 자체에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답니다. 호홋. <중세로 떠나는 기차 여행 :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챕터에서는 프라하(체코)--->비엔나(오스트리아)--->부다페스트(헝가리) 루트가 소개되어 있어요. '중세의 진주'로 알려진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부터 카를교, 프라하 성, 지금이라도 소년합창단의 노랫소리가 들릴 것 같은 비엔나, 중세의 건물들이 구석구석 늘어서 있는 부다페스트. 

프라하를 엿볼 수 있는 루트가 또 있는데요, <길이 아닌 루트를 찾아 유럽으로 떠나다 : 유럽 횡단 기차> 챕터입니다. 26만 킬로미터의 대장정을 자랑하는 이 루트는 핀란드의 헬싱키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독일의 로스토크, 베를린, 프라하, 부다페스트, 비엔나, 이탈리아의 밀라노, 크레모나, 파리,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리스본(포르투갈)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도시들이죠.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오랫동안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장인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으로만 보일 뿐입니다. 

여행계획을 세우기에 적합하다기보다 꿈의 여행을 그리며 차분히 루트를 짚어보는 데에 더 의의가 있는 책입니다. 저는 프라하에 몰입해서 이 챕터들이 특별히 더 좋았지만, 자연을 품에 안을 듯한 도시들과 몽골, 북미 대륙, 산악지대 기차여행 등도 좋았답니다. 지금 당장 떠날 수도 없고, 떠난다고 해도 오랜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점이 유독 안타깝게 다가오지만, 책을 읽는 시간이나마 즐겁고 두근두근했습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가볼 곳, 탈 것은 다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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