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에브리원
다이애나 피터프로인드 지음, 이소은 옮김 / 비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저는 새학기가 시작되고나서 저희반 아이들과 인사를 할 때 '굿모닝' 하기로 약속했는데요, 그게 참 쉽지가 않더라구요. 저희반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워낙 숫기가 없는 데다 아침에 영어듣기공부를 시작하니 전체가 모일 때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냥 '안녕하십니까~' 하고 들어가면 아이들도 그냥 '안녕하세요'하곤 합니다. 뭐 이제는 신학기도 4주차에 접어들었고, 그럭저럭 서먹서먹한 감정은 없어진 것 같으니까 인사를 어떻게 하든 상관은 없겠지만, 굿,모닝일 때보다 그렇지 않은 모닝일 때가 더 많은 듯도 합니다. 고3이란, 참 힘든 직업이에요. 1,2학년 때 조금이라도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면 참 좋았을텐데, 저희반 아이들은 해맑고 귀엽기는 해도 공부습관이 들어있지 않은 아이가 더 많아 요즘 야자까지 하느라 힘들어한답니다. 어헛! 학교 이야기를 하려 했던 게 아닌데 말이죠! 굿모닝 하며 인사할 수 있는 굿, 모닝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책 제목으로까지 등장하는 게 아닐까요? 

굿, 모닝을 맞고 싶은 여자, 그녀의 이름은 베키 풀러입니다.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일찍부터 방송 일에 뛰어들었지만 아무리 10년씩이나 일한 베키라 해도 그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승진을 바라보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짤린 그녀가 맡은 프로그램은, 역시나 다 망해가던 <데이브레이크>. 뉴스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만으로도 의욕 100배인 그녀는 이 프로그램을 살리겠다면서 고군분투합니다. 발 패티쉬의 성향이 있는 듯한 남자 앵커를 단숨에 해고하고, 그 자리에 앉힌 사람은 베키의 어린시절부터의 우상, 마이크 포머로이. 그러나 마이크 또한 워낙 다혈질에 괴팍한 성격이라 좋은 방송을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네요. 그런 와중에 그녀에게 접근한 꼬픈남 애덤. 뉴스 일로 정신이 없으면서도 이 애덤과의 사랑에 한 번 더 정신 없는 생활을 보내고 있는 베키입니다. 

이제 곧 개봉할 영화의 원작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런지 단 한 사람, 애덤 베넷의 얼굴만 빼고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얼굴을 상상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액션 영화의 주인공으로 한가닥 하셨던 해리슨 포드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여주인공 다이안 키튼이 까칠한 앵커 역을 연기할텐데요, 그 둘이 아웅다웅하며 방송할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사랑스러운 여인 레이첼 맥아덤즈의 사랑스럽고도 천방지축인 베키 풀러 역을 어떻게 소화했을 지도 기대되구요.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의 원작이어서인지 아니면 영화를 토대로 책을 냈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랄까요. 책보다는 영화로 더 빛을 발할 것 같은 그런 소설입니다. 뉴스를 준비하고 진행할 때의 생동감이라거나 캐릭터의 팔딱팔딱 뛰는 생명감,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 자체가 영화로 볼 때보다는 부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웅, 봄도 오는데 달달한 로맨스에 자기 일에 의욕충만인 베키가 등장하는 영화보고 저도 기운 낼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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