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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킬러 덱스터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4
제프 린제이 지음, 김효설 옮김 / 비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킬러 덱스터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작품을 기다린 이유는 사실 다른 데 있었답니다.
바로 덱스터가 연인 리타와 결혼하면서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인 코디의 성장(?) 말입니다. 이런 분야(?)에 '성장'이란 단어를 써도 될 지 망설여집니다만, [어둠 속의 덱스터] 에서 코디가 보여준 활약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죠. 부모님의 이혼과 아빠의 폭력으로 어느 새 덱스터처럼 마음 속에 검은 승객을 키워버린 애스터와 코디. 잘 웃지도 않는 코디가 덱스터를 구하기 위해 (아니면 즐거움(?)을 위해;;) 휘두른 칼날의 결과에 만족하며 보여준 미소는 상상만으로도 뭉클함(?)함을 느끼게 했답니다. 네, 저도 압니다. 이번 리뷰에 특히 '?"가 많다는 것을요. 하지만 저의 정신세계도 혼란스럽다구요. 덱스터와 그의 가족들을 좋아하지만, 과연 이것이 올바른(?) 일인가, 내가 덱스터와 코디의 활약(?)을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염려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마 덱스터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틀림없이 저와 같은 딜레마를 겪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이번 편도 늘 그렇듯,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는 덱스터 되겠습니다. 연인 리타와 결혼하고 애스터와 코디로부터 교육(?)시켜줄 것을 강요당하는 덱스터. 또 늘 그렇듯, 한 건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묘사하기도 힘든, 이번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옥의 티라고 생각되는 사건을 저지른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덱스터의 동생 데보라가 공격 당하고 자리보전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동생을 공격한 놈을 찾아야 해!-라는 낯선 감정과 충동에 휩싸인 덱스터는 또또 늘 그렇듯, 범인이라 생각한 인물과 화려한(?) 밤을 보내십니다. 그.런.데. 그런 덱스터의 모습이 촬영된 동영상이 웹사이트에 올라오고 덱스터와 리타, 코디와 애스터까지 위험에 빠집니다. 더 골치 아픈 것은, 결혼 후 어쩐지 나사가 하나 풀려버린 듯한 덱스터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인해 그의 정체를 의심하는 인물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이죠. 앞에는 괴상한 살인마, 뒤에는 동료였으나 순식간에 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사람들, 양 손에는 리타와 아이들을 쥔 덱스터의 진땀나는 모험(?)이 시작됩니다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번 작품에서 덱스터의 활약은 그리 크지 않아요. 살인마를 잡는 살인마-라는 명성(?)에 걸맞게 늘 화려하게 잔악한 무리들을 제거해주었던 덱스터가 어쩐 일인지 계속 허둥대는 모습만 보이거든요. 화려한 밤을 보내는 모습을 범인에게 찍히지 않나, 멍~하게 있다가 툭 내뱉는 말들로 인해 의심을 야기시키지 않나. 범인도 딱히 덱스터가 해결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속된 말로 얻어걸렸다고 해야할까요;; 꼭 결혼 후 삶의 모든 끈을 놓아버린 듯한(?)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런 덱스터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동생 데보라를 공격한 놈을 잡아야겠다는 애틋함과 서서히 생겨나는 리타를 향한 애정, 귀엽지만 가끔 사악한 미소를 흘려주시는 아이들에 대한 뿌듯함이죠. 네, 어쩌면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덱스터의 킬러로서의 면모보다는 점점 인간으로 변해가는(?) 덱스터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일을 해치워버리는 덱스터도 나름 매력있지만,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 섞여 부드럽고 맹~한 모습을 보여주는 덱스터도 괜찮네요. 귀엽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사건 그 자체보다 덱스터의 말장난(?)에 주목하시면 더 큰 즐거움(?)을 누리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세계에서는 듣고보기만 해도, 상상만 해도 끔찍할 것 같은 장면과 단어들이 이상하게 웃겨서 킬킬대고 웃는 저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곤 했거든요.
게다가 비중은 좀 약했지만 살짝 등장한 코디와 애스터의 범인 공격장면도 귀엽습니다. 역시 현실에서는 무척 무서운(?) 일이겠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코디의 성장(?)을 자세히 다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현실에서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일이긴 한데, 덱스터의 존재 자체가 이미 큰 문제 아니겠어요? 덱스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현실의 도덕문제를 여기까지 끌어들이지는 말자구요!
그냥 의적 홍길동이 21세기에 나타났다 생각하면 불현듯 밀려오는 양심의 가책(?)도 썰물 빠지듯 사라질 겁니다. 덱스터가 앞으로 리타와 아이들에게 어떻게 휘둘림을 당할지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걸요, 쿠쿠. 아, 그래도 너무 잔혹한 묘사는 좀 자제해 주세요, 작가님! 들리려나? 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