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4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
버나드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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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마치 장대한 스케일의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고대에 흥미가 많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스톤헨지는 세계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세상에는 워낙 불가사의하고 신기한 것들이 많아 그 '7대'의 기준도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바뀌는 모양이지만, 제가 알고 있는 7대 불가사의에는 이 스톤헨지가 포함되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영국의 월트셔주 솔즈베리평원에 존재하고 있는 이 스톤헨지는 고대의 거석기념물로 친절한 네이버에 따르면 '지름 114m의 도랑과 도랑 안쪽에 만들어진 제방에 둘러싸여 2중의 고리 모양으로 세워진 82개의 입석()의 뽑힌 자리가 보인다. 중심부에는 2중으로 환상열석과 말발굽 모양의 열석이 둘러쳐 있다. 바깥쪽의 환상열석은 지름이 30m인데 30개의 열석이 늘어서 있고, 그 위에 순석()을 난간처럼 걸쳐 놓았으며 지름 23m의 안쪽 열석에는 순석은 없다. 다시 안쪽에는 두 개의 입석 위에 횡석()을 놓은 5쌍의 삼석탑이 중앙의 제단석()으로 불리는 네모난 돌을 에워싸듯 놓여 있다. 이 석조구축물의 주축이라고 할 동북부에는 바깔 도랑이 잘리어 4각형의 광장이 부설되었고, 그 중간에 힐스톤이라고 불리는 1개의 돌이 있다'라고 하는군요. 잘 이해가 안 되시죠? 네, 저도 그렇습니다  글이 너무 어렵다 하신 분들은 아래의 그림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거대한 돌들이 하늘에 닿을 듯 우뚝 서 있는 사진을 볼 때마다 누가 어떻게 무슨 이유로 이런 건축물을 만들어냈을 지 궁금하곤 했습니다. 그저 고대 건물이니 신과 자연과 연관이 있지는 않을까 막연히 추측할 따름이었죠. 그 스톤헨지에 얽힌 비밀과 역사가 대영제국훈장까지 받은 작가 버나드 콘웰의 손에 의해 되살아났습니다. 

이야기는, 4천년 전 한 이방인이 라사린 부족의 땅에 들어오면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부족에서 금을 훔쳐 달아나 라사린 부족의 땅에 발을 들인 이방인은 부족의 족장인 헨갈의 장자 렌가에 의해 죽음을 맞죠. 태양신 슬라올을 숭배하는 부족답게 신을 위해 신전을 짓기로 결정한 헨갈. 그는 전쟁보다는 평화와 부족의 안전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자애로운 사람이지만, 장자인 렌가는 그런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결국 그의 자리를 빼앗기에 이릅니다.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배다른 동생인 사반을 죽이려 하지만 마법사인 둘째 카마반의 충고에 의해 세 형제는 굴절된 형태로 신전을 짓는 일에 매달렸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위해, 또 누군가는 온전한 신을 위해 시작된 스톤헨지의 건설. 그것이 현재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저 웅장한 거석기념물입니다. 

고대부족을 소재로 한 작품답게 환상적인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는 책입니다. 마법사, 제사장, 부족들끼리의 전쟁과 연인에게 닥치는 수난, 모험, 고난을 이겨내고 얻게 되는 영광. 전 이런 요소들이 현실세계에 등장하는 것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면 더 흥분되는 것 같아요. 눈 앞에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닌, 먼 옛날에도 인간의 삶과 사랑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내 존재는 우주의 먼지에 다름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괜시리 가슴이 먹먹해지고 제 존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할까요. 

버나드 콘웰은 그런 저의 성향에 잘 맞게 4천년 전의 모습을 완벽 재현해주었습니다. 방대한 분량에 짧지 않은 세월과 스톤헨지의 건설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허술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꼼꼼한 묘사와 굉장한 상상력을 앞세워 책을 읽는 내내 저를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으니까요. 무엇보다 스톤헨지의 건설과정, 돌을 어떻게 깎고 다듬었으며, 어떻게 인간의 키보다 높이 돌을 세웠는지에 대한 묘사가 멋집니다. 공간지각능력이 부족한 저에게는 두 번 세 번 되풀이해서 읽을 정도로 좀 어려운 장면이긴 했지만요. 

스톤헨지의 뒤를 이어 다른 불가사의에 관한 상상력도 발휘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시원찮은 작품들이 되려나요? 으훗. 버나드 콘웰의 [윈터킹]은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이 [스톤헨지] 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오랜만에 완전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났더니 기분이 좋습니다. 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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