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청춘에게 - 21권의 책에서 청춘의 답을 찾다
우석훈 외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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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힘겨운(?) 10대의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절을 맞이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가혹하다. 고등학교 때보다 더한 경쟁에 쫓기며 너도나도 스펙을 쌓으려는 환경 속에서 홀로 뒤쳐질 수만은 없는 법. 이제야 낭만을 느껴보겠다고 생각한 20대들은 이제는 정말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20대를 회상하며 좋아하는 일을 찾고 열정적으로 덤벼보라고 조언한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20대이니까 실패를 겪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그들이 말하는 20대의 특징에서 '심약하고 열정없고 어려움을 모르는 철부지'라는 인상을 받은 것은 비단 나 혼자 뿐일까. 

그들이 조언하는, 책에서 답을 찾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라는 말도 맞기는 하다. 나도 힘들 때는 무슨 계시처럼 책 속의 한 구절에 힘을 얻곤 했었으니까.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19세에서 20세로 넘어간 우리 아이들은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예전처럼 '나는 ~가 될래요, ~도 하고 싶어요' 같은, 입에 발린 꿈조차 없는 아이들이 태반이다. 8세 때부터 19세 때까지 장장 11년 동안 입시만을 강요받으며 살아온 삶에서 그들이 꿈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할 수 있는 기회, 무언가를 접해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렇게 좁은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온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서 제일 처음 목격하게 되는 것은, 취업을 위해 시작된 또 다른 레이스다. 또 한 번 잘 생각해보자. 도서관에 무척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토익을 준비하고 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기 위해 공부 중이다. 그 안에서 자신 혼자 토익 책이 아닌 다른 책을 펼쳐놓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물론 있기야 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한 사람이라면 그 일만 바라보며 달려갈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20대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것은 비단 20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교육체계와 사회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의견을 아직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해서, 하고 싶은 일이 아직 없다고 해서, 주위에 휩쓸려 살아간다고 해서 20대들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자세다. 살아가면서 꼭 갖춰야 할 자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자세와 생각을 20대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찍 책을 통해 멘토를 발견하거나 답을 얻기 바란다면 이 책은 20대가 아니라 10대들에게 권해져야 한다. 그리고 10대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어른들이 만들어줘야 한다. 입시와 다른 볼거리,즐길거리가 즐비한 이 사회에서 아이들 혼자 성숙한 20대로 성장하기에는 힘든 시간이다. 

이렇게 말하니 내가 무슨 옴팡 늙은 사람같이 느껴지지만 나 또한 어느 덧 20대의 막바지에 이르렀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좁은 소견으로는 20대면 어떻고 30대면 어떻고 40대면 어떠하냐 싶다. 책을 통해 답을 얻을 수 있는 시기에 제한을 둔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지 않다. 그러니 우리 20대에게만 빨리 무언가를 발견하고 주도하라고 너무 강요하지 말자. 삶은 계속되고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성장해가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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