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괜찮니 - 사랑 그 뒤를 걷는 자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
최예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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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나 그 사람을 기다려야 할 지, 잘 모르겠어. 그 사람은 이런 내가 지겹지 않을까.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하기는 하는 건지, 내 마음 나도 갈피가 안 잡힌다.'...예전에 제가 했던 고민을, 이 친구는 어쩌자고 그렇게 똑같이 하고 있는 걸까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별 다르지 않나 봅니다. 상대방의 마음이 변하지는 않을지,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게 맞는지, 옆에 있는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 지. 사랑 하나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면 좋을텐데 그게 그렇지가 않아서 더 속상하기도 해요. 그렇죠?
 
이런 책을 쓰는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통달한 사람 같아요. 그것도 아니면 사랑의 경험이 많은 걸까요? 전부는 아니었지만 이야기 속의 그 문구들에 어쩌면 그렇게 공감이 되던지, 마치 제 마음 속에 이 사람이 들어앉아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조금 두렵기도 했습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사랑' 그 자체에 대해서일까요. 아무리 예쁘고 설레던 사랑도, 슬프고 애잔하기만 했던 감정들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는 것 자체가 왠지 좀 아깝더라구요. 그 변화된 형태도 사랑의 다른 이름이겠지만 '시간이 흐른다, 처음과는 같을 수 없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랑'이라는 것은 우리 마음 속에 물결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사랑'에 매달리고 아껴두고 싶고 그런 거겠죠.
 
예전 한밤에 가수 이소라씨가 라디오 DJ를 할 때가 있었어요. 코너 중에 '그 남자 그 여자'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소라씨가 여자 목소리를, 대체로 제가 좋아했던 남자 가수들이 멋진 목소리로 그 남자 역할을 맡았더랬지요. 공부하다가, 책을 읽다가 듣던 그 사랑의 이야기들이 어찌나 제 감성을 두드리던지. 책으로 나온 [그 남자 그 여자] 이야기를 읽은 것이 시작이었어요, 사랑에 대한 에세이를 읽은 것.
 
하지만 이제는 이런 사랑을 다룬 에세이는 그만 읽어도 되지 싶습니다. 제가 조금 커버린 걸까요? 아무리 예쁜 사랑이어도, 안타깝고 슬픈 사랑이어도 모두 다 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랑에 대해 터무니없이 동경하거나, 무턱대고 두려워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아요. 어차피 만들어진 이야기, 그 속에 빠져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만큼은 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조금은 호들갑스럽게 읽었던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다가오는 것을 보면, 이제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밤 제 감성을 두드렸던 이소라씨와 많은 멋진 남자 가수들의 목소리,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만은 소중히 간직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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