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전설 : 서양편
아침나무 지음, 이창윤 그림 / 삼양미디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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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소개한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전설] 중 서양편입니다. 동양편과는 달리 어째서 말투가 바뀌었냐구요? 음..동양편의 이야기들은 어쩐지 엄숙하고 스산한 분위기가 풍겨요. 따뜻하다거나 마구 재미있다기보다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많다고 할까요? 이렇게 편하게 글을 써 버리면 동양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무너지게 될까봐 선뜻 요렇게 못 쓰겠더라구요. 전설이니까 조금 편안하게 다가가도 좋겠지만 책들도 사람처럼 개성이 다양한 만큼 접근방법을 달리 해보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게 이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겠어요? 냐하.
 
어렸을 때 제가 읽은 이야기 중 대부분은 '공주와 왕자' 이야기였습니다. 네, 맞아요. 공주와 왕자가 만나서 행복한 사랑을 하든 슬픈 사랑을 하든 어린 여자아이에게 공주와 왕자 이야기가 빠질 수는 없죠. 그 공주와 왕자 이야기가 변형되서 만들어진 것이 우리나라의 콩쥐팥쥐, 춘향전, 심청전, 뭐 이런 거 아닐까요. 하.지.만. 한복보다는 레이스가 주렁주렁 달린 드레스를 입고 금발을 휘날리며 멋진 미소를 짓는 왕자와 공주에 더 익숙해져 있던 저는 사실 우리나라의 전설보다는 안데르센의 동화나 그림형제의 이야기, 어린이용 오페라를 더 좋아했답니다. 그래서 이 서양편을 읽는 동안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기분이 살짝 이상했어요. 이 나이가 되어서도 요런 내용들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도 났죠.
 
동양편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혹시 우리나라의 '여인으로 변신한 학' 이야기 아세요? 곤경에 빠진 학을 구해주었더니 학이 여인의 모습으로 찾아와 은인과 알콩달콩 살던 때가 있었대요. 그런데 이 학이 은인에게 자신이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봐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이 남자가 그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여인의 목욕장면을 훔쳐보고 만 거에요. 물론 거기에는 여인이 아니라 학이 한 마리 두둥! 날개를 펄럭이며 목욕을 하고 있었겠죠. 그러자 학이 그 사실을 눈치채고 그 남자를 떠난다는 이야기랍니다. 혹시 저만 아는 건가요?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프랑스의 전설 <요정 멜뤼진>과 조금 비슷하더라구요. 영국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백설공주 이야기가 <금나무와 은나무>로, 신데렐라는 <이끼로 만든 옷>으로 전해지고 있답니다.
 
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서양편에 등장하는 전설 쪽이 동양편보다 조금 더 종류가 다양한 것 같아요. 영웅에 관한 이야기, 동화 속의 이야기, 기사에 관한 이야기, 마법사, 거인, 난쟁이, 요정, 괴물 등 다른 세계의 존재들이 정말 아무렇지 않게 인간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떠도는 영혼이나 여러 동물과 관련된 전설도 빼놓을 수 없겠죠. 하지만 그 어떤 다른 존재들이 등장하더라도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이야기는 프랑스에서 전해지는 <푸른 수염> 이야기랍니다. 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귀족 질 드 레가 실제로 잔악한 행동을 많이 했다니, 그 어떤 꾸며낸 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부르르.
 
그 외에도 <로빈 후드>, <윌리엄 텔>, <트리스탄과 이졸데>, <베오울프> 등 익숙한 이야기들을 많이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사실 제가 어렸을 때 읽은 전설보다 양이 조금 적은 것 같기도 하지만 온 나라의 중요 전설 선별작업만 해도 엄청난 작업이었을테니 뭐. 아무튼 상식으로 시리즈는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벌써 출간된 것만 해도 20여권이 넘는 것 같아요. 다음에는 어떤 주제가 상식으로 시리즈에 포함될 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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