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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데이즈 ㅣ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보통은 책을 먼저 읽고 괜찮다 싶으면 영화를 보는 편이지만 때로는 그 반대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특히 미국드라마와 관련된 작품들이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인물의 외관 묘사, 성격, 그 외 특징들을 상상하기가 더 쉬워지는 것이다. 미국드라마로는 <우먼스 머더 클럽> 으로 유명한 이 책의 주인공들도 그 덕분에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건강하고 터프한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강력반 부국장 린지 박서, 금발의 사랑스러운 기자 신디 토머스, 짧은 커트머리(드라마에서는 그랬다) 의 귀여운 미소를 가진 샌프란시스코 수석 지방검사보 질 번하트, 따뜻한 성격을 지닌 유일한 흑인 검시관 클레어 워시번. 그녀들이 또 하나의 악을 물리치기 위해 출동한다!
사건의 시작은 사업가 라이타워의 저택 폭발이었다. 우연히 그 앞을 조깅하던 린지는 폭발 속에서 아이를 구해내고 '오거스트 스파이스'라는 서명을 발견한다. 그 후 의료보험 업계에서 주요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조지 벤고시언이 호텔에서 독살당하고 '오거스트 스파이스'라는 이름으로 신디 앞에 이메일이 도착한다. 세계경제지도자들과 미국 부통령이 참석하는 G-8 개최를 취소하지 않으면 사흘마다 한 명씩 죽이겠다는 테러 협박장. 용의자에 대한 단서를 잡지 못한 가운데 질의 가정문제가 불거지고, 연이어 질이 행방불명되면서 우먼스 머더 클럽에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소설은 딱 드라마 같았다. 사건 외에 린지의 로맨스가 가미되고, 우먼스 머더 클럽의 소소한 모습들이 아주 약간 곁들여지면서 남자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보다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또 제임스 패터슨의 다른 '우먼스 머더 클럽'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글의 구성이 원래 이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챕터가 짧다. 눈이 화면을 보면서 그 순간의 장면을 찰칵찰칵 기억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군더더기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어쩐지 허술하다는 인상이 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어째서, 왜, 우먼스 머더 클럽의 누군가가 희생되어야 했나'였다. 그 희생되는 과정과 주변설명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엥? 설마! 뭔가 계획이 있는 거겠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드라마와 원작 소설의 역학 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가 중간에 그만두려나보다. 그 누군가의 희생에 대해 우먼스 머더 클럽이 느끼는 감정묘사도 허술하다. 정서의 차이인 건지, 이 작가님이 원래 이러신 건지.
선전문구대로 첫 페이지를 열고 끝까지 읽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아무리 스릴러 소설이라고 해도 깊이가 없다. 그런대로 재미도 있고 읽을만은 하지만 책을 껴안고 침대를 뒹굴며 여운을 즐기기에는 부족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