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꿈에 미쳐라 - 평범한 직장인에서 월 스트리트까지, 토종 한국인 재키의 꿈을 향한 지독한 도전
명재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 내 나이 스물 일곱. 어린시절 꿈 중 하나를 이루었지만 아직도 내 꿈 목록에는 잊을 수 없는 꿈들이 채워져 있다.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니, 만족하고 있다.  지금의 내 모습으로 있기 위해 대학 때부터 꼬박 3년을 공부만 했다. 봄의 따뜻함, 여름의 열정, 가을의 추억, 겨울의 순수를 느낄 새도 없었던 나의 모습은 3년동안 츄리닝에 질끈 묶은 머리로 정의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본 적이 없어서 아직 말을 꺼낼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소중한 꿈이다. 지금부터 3년이 지난 서른이 되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저자는 서른이 불쑥 찾아온 삶의 길목에서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비즈니스 시장 경쟁력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MBA에 도전했다. 꿈을 찾아 떠나는 일은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무모한 일이다. 어쨌든 우리 삶은 경제활동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꿈'만'을 향한 삶은 혹독하다. 보장되지 않는 미래, 생활에 대한 두려움, 자신을 100% 믿지 못하는 마음들이 뒤엉켜 결국 사람들은 있던 자리에서 쉽게 떠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용기와 도전은 박수받을만 하다. 

훌륭한 월급과 복지를 자랑하는 IBM의 생활을 접고 유학길에 오른 그녀. 워튼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주경야독을 계속해 온 그녀의 열정은 미국에서도 빛을 발한다. 더듬거리는 영어였지만 씩씩함이 뒷받침되었고, 꼭 뱅커가 되겠다는 의지가 가끔 찾아오는 좌절을 잊게 해주었다. 모든 일을 확실히 끝내겠다는 책임감과 성실함이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해주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책을 읽으며 내가 부러웠던 것은 그녀가 이루어낸 목표가 아니었다. 그녀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 두 세 시간 밖에 자지 못했던 생활, 새벽에 퇴근하게 만들었던 업무, 가로막고 있던 문제가 풀려 해답이 보였을 때의 그 희열. 그 과정이 부러웠다. 나도 그랬었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내 모습이 좋았다. 좋은 음악 하나에 감동하고, 몰라던 것이 보이게 됨에 기뻐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할 수 있었던 그 열정이 나에게도 있음에 감사했다. 나는 다시 그 열정을 맛보고 싶다. 지금의 생활은 떨리면서도 편안하지만 내 꿈에 미쳐있었던 그 때의 기분과는 다르다. 나는 다시 '꿈'에 미쳐보고 싶다. 

인생에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내가 아니며 내일의 나는 1년 후의 내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어떤 틀에도 나를 얽매어두지 않겠다. 또 다른 꿈이 내 가슴에서 꿈틀거리며 날개를 펼치고 싶어할 때, 나도 저자처럼 두려워하면서도 힘차게 떠날 수 있도록 용기와 자신감으로 무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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