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세상을 유혹하라 - 세계 최고의 여성지 코스모폴리탄 편집장의 76가지 시크릿 노하우!
케이트 화이트 지음, 최지아 옮김 / 고려원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당당하게 느껴지는 제목과 요염한 자태의 여인이 담긴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 책의 제목에는 옛날이라면 금기시(?)되었을 낱말들이 몇 가지 눈에 보인다. 바로 '여자'와 '유혹'이라는 단어다. 우리나라도 남성중심사회였고, 그것은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는 변하지 않는 특성이기 때문에 '여자'와 '유혹'이라는 단어가 함께 들어가니 무척 대담해 보인다. 소심한 나, 예전이라면 '어머, 세상을 유혹하래~~'라며 요상한 상상으로 혼자 난리를 피웠겠지만, 나도 점점 능구렁이가 되어가나보다. 약간은 선정적으로 느껴지는 표지와 문구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 어디 나도 한 번 세상을 유혹하는 비법을 배워볼까'라는 마음이 움튼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여성지로 불리며 군림하고 있는 [코스모폴리탄]의 편집장 케이트 화이트가 우리 여자들에게 세상을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시크릿노하우 책이다. 세계적인 전문가의 스타일링 노하우부터 남자를 유혹하는 기술과 커리어에 이르기까지, 여자가 살아가면서 주의해야 할 점, 고려해야 할 점들을 생생한 문장과 예시들을 사용하여 충고한다.  미용실이나 병원에서 여성잡지를 읽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여성잡지 분위기를 풍긴다. 단, 좀 더 고급스럽고 내용이 충실하며, 내가 궁금했던 점, 알고 싶었던 점을 적나라하면서도 흥미롭게 파헤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성차별적인 발언이 아니라, 여자는 자신을 꾸밀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여자인 나도 예쁜 사람을 보면 저절로 뒤돌아보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다르겠는가. 단, 자신을 꾸미는 기술이 정도를 넘지 않고 자신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필수사항이겠다. 예전의 나는 마음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다. 그것은 착각이다. 지금의 내가 마구 화려하게 하고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능력을 바탕으로, 꾸미고 아름답게 차리고 다닐수록 여자의 마음 속에서는 당당함이 커지는 것 같다. 요즘들어 패션과 화장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된 나에게 패션 항목은 그래서 더욱 끌리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겨울이면 추위를 많이 타서 꼭 스타킹을 챙겼는데, 올 겨울은 맨다리로 외출하는 모험을 감행해봐야겠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 관해 다룬 내용들도 재미있었다. 어쩌면 이 부분이 사람들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남자는 여자를 알 수 없고, 여자는 남자를 다 알 수 없기에 갈등이 증폭되고 관계가 끊어진다.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까지 출간되었겠는가. 서로의 속마음을 알고 싶은 욕구는 당연한 것이기에 연애와 사랑에 관해 다룬 부분은 그만큼 더 흥미로웠고, 깨닫게 하고 다짐하게 한 것도 많았다. 

커리어를 다룬 부분에서는 <당신이 뜻밖의 행운을 거머쥘 확률은 소파에서 엉덩이를 뗀 시간과 비례한다>라는 말이 인상에 남는다. 소파에서 미적미적 게으름을 피울 것이 아니라 '주어진 기회마다 소파에서 일어나 부지런히 몸을 놀려야 한다는 것', 때때로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굉장히 뜸을 들이는 나에게는 채찍과 같은 말이다.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라니, 마치 나를 지적해서 하는 말인 것 같아 처음 제목을 보고 화들짝 놀랐었다. 

하지만 이 책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델도 아니고 배우도 아닌 평범하게 살아가는 내가 시도해보지 못할 만한 점도 많았고, 군데군데 띄는 오탈자는 내용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게다가 내용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너무 성적인 면에 치우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멋지고 당당한 여자가 되고는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를 때, 첫 발자국을 떼는 책으로서는 괜찮은 지침서이다. 무엇보다 [코스모폴리탄]의 편집장과 작가, 수많은 강연을 하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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