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역사
아루카 나츠키.유이 다이자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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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촛불집회가 한 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혼란스러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의 생활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먹거리에 대한 걱정이 우리 삶을 온통 뒤흔들고,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폭력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정부의 태도는 미적지근한 것만 같다. 6월 6일 현충일, 이명박 대통령은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고 인삿말을 전했다. 이제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이니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도대체  갈등의 끝이 어디일지 불안하기만 하다. 지금의 이 갈등과 혼란, 두려움의 소용돌이의 정점에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라는 '미국'이 우뚝 서 있다.
 
미국.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경제, 문화, 예술 등 온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대국이라 불리는 나라. 사실 우리나라 역사도 제대로 전부 알지 못하는데 어째서 '상식으로 꼭' 미국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인지 살짝 저항감이 생기기도 했다.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사람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자부하는 우리보다 짧다면 짧은 역사를 가진 그들이 어떻게 세계최강국이 되었는지, 그 비결이 무엇인지 말이다. 그것을 그들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이 책을 펼쳐든 계기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저 단순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이 책은 맺음말을 포함하여 총4부, 15장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앞쪽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국의 변화된 모습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으며, 황야에서 도시로, 신경제의 형성, 문화복권을 추구하며, 피부가 검은 우리들도 미국인이다, 만들어지는 성의 차이 등과 같은 각각의 테마로 미국의 역사를 풀어냈다. 그 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의 어려운 말들도 불쑥불쑥 튀어나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책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다.
 
그러나 한편 이 책은 딱딱하다. 이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하는 곳이 있다면 들고 가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쳐가며 읽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일본인이니만큼 그들이 바라보는 미국의 모습을 좀 더 자세하게 소개했다면 그나마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과 내용들로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에 한 번 읽어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궁금한 사항들이 생길 때마다 들춰보다보면 역자가 말한대로 우리들만의 미국사라는 직물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과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똑같은 행동을 취할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대처법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에 역사라는 이름으로 미국을 들여다 본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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