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심리학이라는 학문은 참 흥미롭다. 만약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였다면, 어쩌면 이 학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비로소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진지하게 바라볼 줄 알게 되는 것. 어쩌면 이름만 안 붙여져 있었을 뿐이지,  인류가 지구에 나타난 그 때부터  심리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영역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금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간관계가 가장 어렵듯,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 영역 또한 그렇게 간단히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나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이 궁금하여, 심리학의 대가라는 프로이트의 책을 읽다가 꾸벅꾸벅 졸다 깬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므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도와는 달리, 그 깊은 세계를 파헤쳐 가기까지의 과정은 (조금 과장해서) 험난한 듯도 하다. 그런 면에서 이 [괴짜심리학] 은 기존의 심리학책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나같은 독자에게 '심리학이란 참 재미있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심어준 유쾌한 책이다. 

-정말 사주팔자가 인생에 영향을 미칠까?-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시간과 날짜의 심리학부터, 거짓말과 속임수, 미신과 초자연, 암시와 선택, 유머와 웃음, 이타성과 인간관계의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속에서 누구나가 궁금해할만한 소재들로 채워져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혈액형학이나 별자리에도 관심이 많은 나에게 가장 흥미깊었던 것은 -시간과 날짜의 심리학-이었다. 1940년대 후반 버트럼 포러라는 교수는 심리학개론을 듣는 학생들에게 성격 검사지를 작성하게 하고 그것을 토대로 성격에 대한 판정을 내렸다며 각자의 성격에 대한 설명이 실제 자신의 성격과 일치하는지 점수를 매기게 했다. 검사지에 실렸던 문장을 통째로 소개할 수는 없으나, 나는 그 문장을 읽으면서 '어머, 딱 내 성격이네'라고 생각했다. 놀라운 것은 검사를 한 학생들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점쟁이의 말이 그럴듯한 까닭은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뭉뚱그려 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시간과 날짜에 관한 사람들의 심리가 단순히 여흥이나 장난으로 그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출생부터 죽음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밖에도 TV를 통해 전국민이 참여한 거짓말 맞히기 실험, 여섯 단계만 거치면 세상 사람을 다 만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밀그램 실험, 부정한 숫자로 간주되는 13이 정말 불행을 가져오는지 알기 위해 윌리엄 파울러 대위가 조직한 13클럽, 검은고양이가 악운을 불러온다는 믿음을 검증하기 위해 직접 검은고양이 앞을 지나다니는 실험 등, 평소에 우리가 무서워하거나 궁금해 한 내용들이 들어있어 실제 생활과 비교해가면서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나는 평소에 궁금해하기만 했던 것들을, 이렇게 직접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을 설정하여 실험을 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알고보면 이 책은 위대한 연구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와이즈먼은 심리학 교수이면서, 프로 마술사라고 한다. 어쩌면 프로마술사라는 독특한 이력이 이런 재미있는 책을세상에 내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속에 참여하고 싶은 분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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