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로 보는 서양미술사
장 라쿠튀르.질 플라지 지음, 이봉순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을 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간접적인 경험>이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닌가 싶다. 직접 가 볼 수 없고, 직접 느껴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단순히 펼치기만 하면 내 눈 앞에 생생하게 나타나는 것.  집어들기만 하면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다 주는 것. 나에게 있어 책 이외의 경이로운 발명품은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미술품 관련 서적에 있어서는 특히나. 

 그 동안 미술에 관해 적당한 양의 책을 봐왔지만, 일관성 없이 내가 좋아하는 그림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만 보게 되어 한편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한 번은 전체적으로 개괄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면서 주요 작품들이 실려 있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그리스와 로마의 미술, 헬레니즘 미술, 고딕, 르네상스, 그리고 추상화와 현대의 여러 작품들..그림들이 크고 깔끔해서 책을 휙휙 넘기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그림 안에는 현재의 우리가 발견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에 있어 문외한이라 해도 좋을 정도의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림에 관심이 가고, 매달리게 되는 것은 그 안에 숨어있는 매력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미술책은 글자를 따라가는 것이 주된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일반 책들보다 사람을 더 자유롭게 한다. 가령 책에 나온 스톤헨지를 보고 이런 저런 상상을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사실이라 단정지을 수 없는 점이 매력이다. 옛날의 일은 옛날의 일일 뿐, 지금을 사는 우리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알아낼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멋지다. 물론 학술적인 내용을 알고 그림을 본다면 더 좋겠지만.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미술 책들은 전문적인 느낌이 들어 믿음이 간다. 미술관 기행 시리즈를 비롯하여, [이미지로 보는 서양 미술사]이 책까지 나에게는 미술감상을 하는 데 친구가 생긴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 원래 목적이 미술사의 개괄이었으므로, 나에게는 그림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 전체적인 시대에 관한 설명이 주를 이룬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의 미술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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