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반타>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원한은 원한을 낳고, 눈 먼 욕망은 피를 부른다]
다니던 직장에서 갑작스럽게 해고당한 형용. 생계에 대한 책임으로 불안한 가운데, 아버지 상조가 땅을 증여한다며 연락합니다. 사실 형용에게는 형진이라는 형이 있었어요. 하지만 형용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그의 부인 해령과 해령의 재혼하기 전 낳은 딸인 수인에게 형진의 재산이 넘어갈까 근심하던 차에 나온 방안이었죠. 이 와중에 형용은 형진이 남몰래 사놓은 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형진과 함께 사업을 할 계획이었다던 필석을 만나 새로운 사업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연달아 일어나는 괴이한 일들. 형진의 이름이 적힌 불타다 남은 지폐, 형진의 땅에서 자꾸만 썩어나는 음식들,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그리고 형용이 카페를 계획하는 그 땅에서 사람이 죽어나갔다는 소문. 형용의 부인 유화는 불길함을 느끼고 대체 이 땅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그 내력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공포소설의 제목이 '여기서 나가'인데 일본어로 '데테 이케'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일본 괴담이나 일본의 어떤 사건과 연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죽은 형진이 사들였던 땅은 일본인 이치카와 다케오가 저택을 짓고 살았던 살았던 터전이었습니다. 그는 조선인 소작농들로부터 땅과 곡식을 강제로 거둬들였고, 일본으로 쌀을 수출하는 수완으로 큰 부자가 되었죠. 해방 후 일본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가 되었으나 자신이 이룬 부를 포기할 수 없어 조선에 남기로 하지만, 그의 아내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유화의 눈에 자꾸만 보이는 이상한 남자의 환영들, 베이커리 재료로 쓰기 위해 마련해 둔 재료들이 썩어나가는 이상한 사건들, 그리고 음침한 해령의 도발. 저주받은 땅에서 벌어지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음침하고 기괴한 분위기가 한 몫하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점점 재물과 욕망에 눈이 벌게지는 형용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어요. 무엇이 그의 눈을 그렇게 멀게 만들었을까요. 그가 필석이 아니라 아내 유화의 말에 귀기울였다면 그런 비극은 또다시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원한은 더 큰 원한을 낳고, 저주의 화살은 돌고 돌아 결국 또 누군가를 향해 날아갑니다. 착하게 살아야겠어요. 큰 욕심 부리지 말고요. 저는 저주 근처에는 가고 싶지도 않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