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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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문예춘추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과 소통에 관한 따스한 이야기]

'히바리'라는 작은 바와 헬스클럽 '사브'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 만년 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년의 샐러리맨이지만 운동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고 가족관계가 좋아진 혼다 소이치, 유명한 웹툰 작가이지만 지나친 책임감으로 일상에 지쳐버린 이노우에 미레, 겉으로는 건방져보이지만 속은 여린 고등학생 구니미 슌스케, 금발 모히칸 머리에 수다스러운 줄 알았지만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치과 의사 시카이 료이치, 젊은 직원들 때문에 고민인 광고대행사 사장 스에쓰구 쇼자부로, 마지막으로 곤마마로 불리며 모두의 정신적 지주이자 '히바리'의 마담인 곤다 데쓰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카페, 서점, 우체국, 마을 등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사람들의 따스한 교류를 그려내는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장소는 헬스클럽과 작은 바입니다. 가족도 아니지만 가족만큼, 혹은 가족보다 더 깊은 애정으로 서로를 대하는 인물들을 볼 때면 제 마음에도 온기가 번져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운동을 통해 자신의 극한을 시험해보는 장소이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헬스클럽에서 자신의 모습을 그리 꾸미지 않아도 서로에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히바리'에서 술 한 잔 하고나면, 거구의 곤마마가 사랑스럽게(?) 건네는조언에 넘어갈 수밖에 없죠.

저는 특히 금발 모히칸 머리를 한 치과의사 시카이의 사연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는 화려하고 수다스러운 겉모습과는 달리 가족과 관련된 깊은 슬픔을 안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고뇌했던 수많은 날들. 현재는 아내와의 사이도 멀어졌죠. 하지만 곤마마가 권한 '솔티 도그(과묵하다)'라는 술을 통해 다시 한 번 용기는 내는 과정이 안타까우면서도 따스하게 그려져 있어요. 슬플 때는 애써 말하려 하지 말고 그저 울고, 허전한 가족 사이를 메꾸기 위해 침묵이 두려워 계속 이야기 했던 자신의 마음을 부인에게 솔직히 표현하라고 조언하는 곤마마. 이쯤되면 곤마마의 과거도 궁금해집니다.

나이와 사회적 지위는 상관 없이, 약한 모습도, 상처받은 모습도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장소에서 어느덧 위안을 찾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보면서 현실에도 이런 장소가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때는 제가 이런 장소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장소를 굳이 만들지 않고도 제가 있는 곳들을 그렇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어요.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알아주고, 손을 내밀어주는 소중한 시간들. 올해는 좋은 사람들과 그런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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