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장의 참극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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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웠어요, 긴다이치 코스케님!!]

이번에 출간된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를 보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옥문도]가 처음 출간된 것이 2005년 7월이라고 나오네요. 저 이 시리즈 처음부터 다 챙겨봤거든요. 2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제 앞에 놓인 [미로장의 참극]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가버렸나 싶어 아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그런 기분이에요. 그런데 슬픈 건, 그렇게 아꼈던 이 시리즈를 결혼하면서 처분했다는 사실입니다. 흑흑. 제가 대체 왜 그랬을까요. 이제는 절판된 작품들도 많아 쉽게 구할 수도 없는 책들인데, 과거의 저를 만난다면 그러지 말라고 쥐어박기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부디 이번 작품의 출간을 계기로 절판된 작품들까지 포함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를 새롭게 만나보고 싶은 바람입니다. 펀딩 부탁드립니다!!

사심을 담은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기로 하고, 우리 긴다이치님이 어디로 향하는지 한 번 볼까요. 이번에 그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후지산 인근에 위치한 명랑장이라는 대저택입니다. 메이지 시대 후루다테 다넨도라는 귀족이 지은 별장으로, 건물 여기저기에 숨겨진 공간이나 대피로 같은 것들이 있어 미로장이라 불리기도 하죠. 과거 이 명랑장에서는 다넨도의 아들인 가즌도 백작이 자신의 아내와 아내의 사촌 시즈마의 불륜을 의심하다가 결국 아내를 살해하고 시즈마의 팔을 잘라내버렸어요. 가즌도 자신도 칼을 맞고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불가사의하게도 한 쪽 팔이 잘린 시즈마의 행방은 그 후로도 밝혀지지 않았죠. 지금 명랑장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긴다이치님과 안면이 있는 신흥 재벌 시노자키 신고. 그는 심지어 죽은 가즌도의 아들 다쓴도의 아내인 시즈코를 빼앗아 자신의 아내로 삼은, 약간은 파렴치해 보이는 그런 사람입니다. 명랑장에 정체불명의 외팔이 남자가 나타났다 사라지자 그의 정체를 의뢰하기 위해 긴다이치님을 부른 것이죠. 별장에 모인 사람들 중 다쓴도를 시작으로 죽음의 행렬이 시작되고, 이에 긴다이치님은 추리에 적합한 두뇌를 풀가동해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이상하죠. 분명 추리소설인데 저는 읽으면서 힐링이 됐어요. 미스터리 스릴러물 좋아해서 많이 읽기도 하고 자주 읽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요즘 마음에 탁 들어오는 이야기들이 없었거든요. 추미스에 권태기를 느낀 건지, 아니면 제가 슬럼프에 빠진 건지 알쏭달쏭했어요. 사실 요즘 책을 대하는 제 자세가 시큰둥하기도 했어요. SNS 에 도서 리뷰도 잘 안 올리고, 심지어 어느 때는 사진도 없이 리뷰만 올릴 때도 몇 번 있었습니다. 세상만사 다 귀찮고 책은 읽어서 뭐하나 싶고, 이제 첫째가 자기 방 만들어달라는데 내 책 싹 다 버려야 하나 이런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미로장의 참극]을 읽다보니 예전의 제가 보이는 거에요! 얼마나 이 시리즈에 열광했는지, 어떻게 추미스의 세계를 탐독하게 되었는지 생각이 나더라고요. 덕분에 이번 작품, 요리조리 추리의 길을 따라가며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추리와 사건 해결 외에는 일상생활에 약간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을 정도의 긴다이치님이지만, 각자의 몫이 있는 거니까요. 특히 그에게는 독자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굉장한 힘이 있잖아요. 이번 기회에 앞서 말씀드린 펀딩도 진행해주시고, 더불어 신간들도 쑥쑥 뽑아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시공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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