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
헬레네 플루드 지음, 권도희 옮김 / 푸른숲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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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심리가 현실처럼 느껴지는 스릴러]

헬레네 플루드의 작품 [테라피스트]를 읽은 것은 약 4년 전입니다. 한참 심리스릴러 붐(?) 이 일어났던 때였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은 좀 열정이 식긴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릴러라면 무작정 읽었던 저로서는 사실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어요. 심리스릴러라는 장르에 지쳐있기도 했고요. 그런데 헬레네 플루드의 작품을 읽고나서는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은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인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 가 출간이 무척 반가웠어요.

어느 일요일, 아파트 이웃인 요르겐이 살해된 채 발견됩니다. 그와 불륜 관계였던 리케는 요르겐의 죽음에 절망하고 슬퍼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으로는 안심을 느껴요. 사실 요르겐이 살해당했다고 여겨지는 그 시각, 리케는 연락 없는 요르겐을 궁금해하며 그의 집을 찾아갔었습니다. 닫힌 서재 문을 바라보며 어딘가 위화감을 느꼈던 리케. 더 이상 요르겐의 집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강한 예감에 그의 집을 빠져나오지만, 그녀는 이제 요르겐과의 불륜 관계를 밝히지 않으면서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결백까지 밝혀야 하는 상황에 처해요. 범인을 찾아내는 것만이 이 답답한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사람이 의심스럽고 두려움은 깊어질 뿐입니다.

작품은 굉장히 느린 속도로 진행됩니다. 빠른 전개를 자랑하는 스릴러에 익숙한 독자라면 조금 답답하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심리스릴러는 오랜만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좀 속이 터지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심리스릴러이기에 등장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그 덕분인지 주변 인물들을 의심하는 리케의 심정이 굉장히 생생하게 다가와요. 저조차도 이 사람이 범인인지, 저 사람이 범인인지 헷갈렸던 데다 마지막에 밝혀진 결말 부분조차도 정말 그가 범인이 맞는지 머리가 뱅뱅 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리학자가 쓴 심리스릴러. 말 그대로 심리스릴러의 진한 맛을 보고 싶은 독자라면 추천합니다. 초반의 답답함을 어느 정도 견디다 보면 리케의 내면 세계로 여행을 떠나실 수 있을 겁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푸른숲>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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