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건축의 역사 - 세계 7대 불가사의에서 타이페이 101까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 백과 1
필립 시몽.마리 로르부에 지음, 양진성 옮김, 프랑수아 뱅상.코뮈니카지온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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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모 방송국에서 하는 어떤 프로는 인물의 나이를 이야기하면서 '사람의 나이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라며 끝을 맺는다. 사람은 그냥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숫자, 지금의 숫자, 그리고 앞으로 내게 다가올 그 숫자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 같아 매우 인상 깊었다. 오래 살아보려고 해도 백년이 기껏인 사람에게마저 나이가 깊은 의미를 가질진대, 아득히 먼 옛날부터 우뚝 서 있었던 건물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속에 담고 있을지. 나를 비롯해서 그림이나 건축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무작정 그런 것에 이끌리는 것은 어쩌면 속에 담아두고 있을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인 건 아닐까.

[위대한 건축의 역사]는 그런 건축물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프랑스 초등학교 부교재 지정-이라는 도장이 쾅 찍힌 채 깔끔하게 인쇄된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이것이 무슨 그림책인가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두께도 얇았고, 초등학교 부교재라는 말에 내심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 아닐까봐 걱정도 했었지만 나같이 건축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부감을 갖지 않고 접근할 수 있도록 쉽게 쓰인 책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건축물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아부심벨신전>이다.  주인공이 시간여행으로 고대 이집트에 가게 되는 내용의 책을 읽은 이후로 이집트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 지금같은 나침반이나 각도기도 없이 단지 사람의 손만으로 피라미드를 만들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또 사람들에게 [람세스]라는 소설로 유명해진 람세스 2세가 만든 아부심벨신전은 처음 사진을 보고 나도 모르게 '와!'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던 기억이 난다.  1922년에 발견된 투탕카멘으로 유명한 <왕가의 계곡>에 관한 내용도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밖에도 세계 7대 불가사의와 스톤헨지, 로마의 원형경기장인 콜로세움, 폼페이, 만리장성, 마추픽같은 고대의 건축부터 미켈란조의 천지창조 그림으로 유명한 시스티나성당, 타지마할을 거쳐, 앞으로 세워지게 될 두바이의 지을 버즈 두바이까지 흥미로운 소재가 가득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많이 훼손되거나 사라진 고대 건축물은 그 흔적이 남지 않은 경우 사진 대신 그림이 실려있었다는 점이었다.  시간의 흐름이 탓인 경우도 있었지만, 괜히 마음 한 구석이 찌릿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재미있는 교재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부러웠다. 내가 어렸을 때는 그저 책을 읽고 외우고 쓰면 그게 다인 줄 알았더랬다. 공부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더니, 그 말을 프랑스는 어린 아이일때부터 체험하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교과서는 어떤지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 교과서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흥미로운 교재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이 책에 우리나라의 <경복궁>이 실려있다는 점이다. 커다란 사진도 두 장이 나 쾅쾅 실려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이 만든 책에 <경복궁>이 실려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뿌듯했다.  우리의 건축물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또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들려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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