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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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은 탐욕만 불러들일 뿐] 


어느새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캐드펠 수사 시리즈> 서포터즈 활동입니다. 6일에 한 권씩, 작품을 완독해나가면서 성취감과 함께 뿌듯함도 느꼈지만 무엇보다 너무나 인간적이고 따스하면서도 냉철한 지각을 가진 이 캐드펠이라는 인물에게 푹 빠져버렸어요. 5권을 읽고 나면 이제 무엇을 읽어야할지 한동한 헛헛한 마음일 것 같아 이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는 특히 더 아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저의 다짐과는 달리 마음과 손가락이 자꾸만 앞서나가 의식적으로 자제하느라 무척 힘들었어요.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의 배경은 4권에서 이어져, 모드 황후는 이복형제인 글로스터의 로버트 백작과 기사 140여 명을 이끌고 애런델에 들어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가을의 풍족함이라는 선물로 슈루즈베리는 일견 모든 게 평화로워 보이지만 역시 아직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탓에 사람들은 모든 사태에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긴장감을 이어가죠. 이런 상황이다보니 강력한 동맹, 혹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방법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실제로도 많았을 거예요. 이번 주인공 이베타 또한 그런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아가씨입니다. 


고작 열 여덟의 나이로 할아버지뻘 되는 나이의 휴언 드 돔빌 경과의 결혼을 앞둔 이베트 드 마사르. 십자군 원정대에서 명성을 드높인 기사이자 장군인 기마르 드 마사르의 손녀였으나 자신을 낳고 바로 이승의 손을 놓아버린 어머니의 오빠가 후견인을 맡게 되면서 불행이 시작되었어요. 외숙부에 의해 거의 팔려가다시피 하는 결혼을 하게 된 이베타에게는 돔빌 경의 향사로 있는 조슬린이라는 연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위해 들어오는 행렬을 강렬한 누빛으로 바라보던 수수께끼의 나환자 라자루스. 이베타와 조슬린은 어떻게든 이 결혼을 막아보고자 두 사람은 도주를 계획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돔빌 경이 살해당하고 말아요. 그리 좋은 행실을 보여주지 못했던 인물이라 주변 사람들 모두 살인의 이유쯤은 하나 둘씩 가지고 있는 상황. 범인 또한 그와 똑같은 사람이라, 죽은 이와 가해자 모두에게 인정은 느껴지지 않네요.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한편 한편 이런 드라마들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인간 세상의 희노애락과 욕망, 탐욕, 사랑과 용서, 배신과 암투가 난무하는 이 작품들은 그야말로 딱 우리 삶의 모습 그대로예요. 엘리스 피터스는 어떻게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런 통찰을 지니게 된 것인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그런 작가의 생각들은, 

그는 선한 뜻을 품으면 어떤 일이든 잘해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

p 13

행복이란 의미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잡아낸 무언가를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추억하는 것

p 22

같은 문장들에 녹아 들어 있어요. 표면적으로는 역사미스터리지만, 한줄 한줄 읽어나가다 보면 이만한 철학서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제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전개 방식을 알 것 같아요! 사건 발생-수사-범인 색출이라는 과정을 지나 결말은 여지없이 행복한 커플의 탄생입니다! 이번에도 또 한 커플이 탄생했어요. 이렇게 계속 전개된다면 캐드펠 수사는 누구보다 능력 있는 커플 성사 매니저가 될 것 같네요. 혼란한 시대에 사랑은 더욱 귀히 여겨지는 법. 그들을 곁에서 바라보는 캐드펠 수사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 제 마음까지 훈훈해집니다. 


조만간 6권이 출간되겠죠??!! 신간을 기다리며 그 동안 캐드펠 수사가 해결한 사건들에 더해 역사적인 상황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겠습니다!


** 출판사 <북하우스> 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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