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친절해서는 안 되는 세상

TIGER
구시키 리우 지음, 곽범신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6월

[타인에게 친절해서는 안 되는 세상] 

올해는 이상하게도 책이 읽히지 않는 해입니다. 더불어 책에 대한 욕심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예전에는 읽지 않으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이책 저책 쌓아놓고 읽었는데 올해는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덕분에 서평 쓰는 일도 덩달아 줄었어요. 보고 싶은 책이 생기면 서평단에 신청하기보다 구매했고, 서평 마감 기한에 쫓기지 않다보니 마음도 더 편해졌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추리소설과 스릴러로 향하는 손을 제지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재미있는 책을 읽다보면 반복되는 일상에 독특함도 더해지고 뇌도 잘 작동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 덧 일본 미스터리와 추리 소설에 질릴 법도 한데 가끔씩 이렇게 재미난 작품들을 읽다보면 역시 즐겁다는 생각도 들고요. 게다가 이제 진정한 추미스의 계절, 여름이잖아요!!

30년 전 아동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던 가메이도 겐이 병으로 옥사합니다. 당시 수사에 참여하고 있었던 호시노 세이지는 범인들이 누명을 썼다고 생각하며 손자인 아사히, 아사히의 친구 데쓰의 도움을 얻어 재수사에 착수해요. 인터넷을 활용해 여론을 형성해가는 가운데, ‘호랑이’라는 인물로부터 진범만이 알 수 있는 의문의 택배가 도착하고, 결국 사건 뒤에 진범이 숨어있을 예감합니다. 게다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가메이도의 공범 이요 준이치.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키즈카페에서 노는 동안 정말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범인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세이지가 아사히와 데쓰의 도움으로 하나씩 숨겨져 있는 사실을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챕터의 마지막에 범인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장면은 역겨웠지만요. 이제 미국에서는 물리적 거세도 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어린 아이들을 향해 그릇된 욕망을 풀어내는 인간들은 엄히 처벌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부모라면 아이에게 어려운 이들을 모른 척 하지 말라고 가르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악한 인간들도 분명 존재해요. 이런 세상에서 과연 아이에게 타인을 배려하고 도우라고 가르쳐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됩니다. 저에게는 아이가 누군가를 돕는 것보다 아이가 안전한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라니, 서글플 뿐이예요. 

점점 뜨거워지는 날씨에 시원한 곳에서 커피 마시며 책 읽는 즐거움. 오랜만에 느낀 시간이었어요! 이 ‘타이거’의 정체가 무엇일지 여러분도 함께 읽어보아요!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허밍북스>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