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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끄는 스위치가 필요해
인프제 보라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월
평점 :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y/u/yuliannaaj/IMG_KakaoTalk_20240204_232618890.jpg)
[의식적으로 생각을 끄는 연습으로 행복해지기]
얼마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실험(?)을 저도 두 아들에게 해보았습니다. '엄마가 우울해서 빵 샀어'에 대한 아들들의 대답이 궁금했거든요. 당연히 그럴 것이라 예상한대로 첫째 아들은 '엄마 왜 우울했어? 무슨 일 있었어?'라고, 둘째 아들은 '빵? 무슨 빵? 어디 있어 빵?'이라고 대답했답니다! 첫째 아들처럼 대답해주면 F 성향이고, 둘째 아들처럼 대답하면 T 성향이라면서요?! MBTI 를 완전히 수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들어맞는 부분이 있나보다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던 작은 일화입니다.
저는 MBTI를 할 때마다 다르게 나와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같거든요. 그럼에도 보통은 INFP, INFJ가 나오곤 합니다. 요즘의 저는 주로 INFP 인 것 같아요. J 성향도 물론 있지만 워낙에 완벽한 J 인 옆지기가 존재하다보니 조금씩 J를 양보(?)하고 있습니다. 인프제 보라님과는 한 끗 차이인데요, 그래서인지 공통점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져요. 특히 생각이 너무 많아서 어느 날은 이 생각의 바다에 익사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에서요.
인프제 보라님의 [생각을 끄는 스위치가 필요해]는 일상의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그냥 넘기지 않고 정확하게 짚어가는 통찰력이 엿보이는 책입니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요. 특히 저처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는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의 빛부터 밝혀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워낙에도 예민한 성향이었지만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그 예민함이 배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육아휴직으로 제가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부터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기분이에요. 하루하루를 허덕이며 보내다보니 제 자신을 정말 갈아넣고 있다는 느낌, 몸 속에 남아있는 기운 하나마저 쥐어짜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낸 지난 2023년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몸에 이상 신호가 오더라고요. 결국 찾아간 병원에서 번아웃증후군인 것 같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손에서 책을 놓기 시작했어요. 책은 저에게 잠시나마 숨쉴 틈을 만들어주는 위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읽고 기록을 남기는 것에서 오히려 압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자유롭게 읽고 쓰겠다!-라고 마음 먹고 편안한 기분으로 인프제 보라님의 글을 읽었는데 마음이 다독여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과 인간관계, 사랑과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들. 올해는 이렇게 조금은 천천히, 편안한 마음으로 가보기로 했어요. 생각을 끄는 연습을 하면서요.
인스타툰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한 번 들여다보았는데 에세이도 에세이지만 핵심이 가득 담긴 피드였습니다. INFJ 인 사람 뿐만 아니라 누구나 고민하는 내용들로 공감을 이끌어낸 그림과 글. 앞으로 저도 자주자주 챙겨 보렵니다! 다음 책은 인스타툰을 모은 내용으로 꾸며져도 좋을 것 같아요.
**출판사 <필름>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