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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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 속으로!!]

 

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모두 그렇겠지만 저는 이야기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까지도 궁금해서 잠을 잘 못자는 사람 중 하나예요. 그 이야기 조금 더 안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할 수 있다면 타임슬립이라도 해서 그 때 그 상황에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두 눈으로 보고 싶을 정도라고 할까요. 지금 우리가 아는 역사는 누군가에 의해 쓰여진 것, 그것조차도 무엇이 진실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런 저에게 세계사를 바꾼, 50가지나 되는 거짓말이라니! 제목부터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고대와 중세, 근대와 19세기, 20세기로 구성된 책의 처음을 장식하는 이야기는아케메네스왕조의 페르시아의 사라진 세 번째 군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키루스 대왕이 죽고 난 후 통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동생 바르디야가 아닌 성격이 불안정한 캄비세스가 왕위에 오릅니다. 캄비세스는 바르디야가 왕위를 위협할 것을 염려해 비밀리에 암살하고 그의 죽음을 은폐하라고 명령하죠. 캄비세스가 사망한 후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데 분명 암살당한 바르디야가 왕위 상속권을 주장하며 나타난 거예요. 가짜 바르디야인 가마우타를, 캄비세스의 창병이었던 다리우스가 함정에 빠뜨려 죽입니다. 네, 바로 영화 <300>에도 등장했던 크세르크세스의 아버지인 그 다리우스입니다. 이 이야기에는 대체 어떤 거짓이 숨어 있는 걸까요.

 

여러분, 사람이 토끼를 낳았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거짓 25 메리 토프트 : 토끼를 낳은 여인> 의 제목만 보고 저는 너무 깜짝 놀랐어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파시파에도 아니고 어떻게 사람이 토끼를 낳을 수 있나요!!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완벽한 사기극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사가 시작된 후 금방 진상이 들통나버렸지만, 메리와 토끼들은 의학이 나아갈 방향을 바꿀 정도로 중요했다고 해요. 당시 의학계에서는 당대 유행하는 이론인 ‘모성 인상’ 이라는 개념의 완벽한 구현체로서, 임신 중 토끼를 갈망한 메리가 낳은 아기가 토끼를 닮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궁정 해부학자 생 앙드레는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빠르게 돈을 벌었어요. 하지만 사건은 곧 사기임이 드러났고, 의료계는 수난을 당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메리의 사건으로 ‘모성 인상’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양로원으로 위장한 죽음의 수용소인 테레지엔슈타트, 미라발 자매 살해와 관련된 은폐 공작, 드레퓌스 사건, 세계대전 배후에서 활약한 선전 기관들, 임진왜란과 관련된 역사상 최악의 협상, 로마를 통치했다는 여교황에 대한 이야기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전 일요일 아침에 방송하는 <서프라이즈>라는 방송을 무척 즐겨 시청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코너를 좋아했었어요. 서너 편 정도의 이야기를 방영한 후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가리는 방송이었는데 저에게는 이 책이 마치 <진실 혹은 거짓>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일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 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큰 줄기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한편 한편의 이야기가 그리 길지 않아서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읽으면 너무 좋아요. 책은 시간이 있을 때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하루에 조금씩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역사에 깊이 몰입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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