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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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고 소중했던 그 때의 여름]

 

8년 전 첫사랑인 아마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기리. 아마네가 단순 사고가 아니라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 죄책감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살아온 거예요. 그의 시간은 8년 전 그 날에 멈춘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느 날, 기리 앞에 자신이 아마네의 여동생이라고 주장하는 소녀 유키네가 등장해서 아마네는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살해당한 것 같다고 말해요. 범인은 소꿉친구들 중 하나라는 충격적인 사실과 타임 리프를 통해 언니를 구해달라는 간절한 부탁까지요. 이게 대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의심되는 가운데, 유키네의 말대로 거듭 타임 리프 하게 되는 기리. 과연 그는 과거를 바꾸고 현재까지 변화시켜 아마네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사실 작품의 첫 이미지가 전혀 타임 리프스럽지 않아서(그렇다면 타임 리프다운 건 또 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만) '설마 진짜 타임 리프가 가능하겠어? 유키네가 비유적으로 말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타임 리프를 하더라고요!! 후회가 남아 있는 순간으로 타임 리프해서 그 후회를 없애고 나면 다시 현재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과거를 바꿨으니 돌아온 현재도 바뀌어 있겠죠. 처음에는 아마네의 죽음만을 막기 위해 타임 리프 했던 기리는, 사고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요. 아마네가 세상을 떠난 이후 절친한 친구들과 멀어지게 된 이유, 자신만 슬프고 힘든 인생이라 생각했지만 누구나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과거를 바꿀 수 있을지, 아마네의 죽음을 막고 현재까지 바꿀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차 기리와 기리의 친구들인 치아키, 야부코, 못치, 마리나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중 어느 하나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리가 과거를 바꾸는 탓에 다른 사람이 희생당하는 현재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돼요. 열 여덟, 청춘이기에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었던 걸까요. 자신 뿐만 아니라 친구들 또한 고통스러웠음을 알게 된 기리가 결국 모두의 행복을 위해 눈물로 거듭하는 타임 리프를 보면서 가슴이 저릿해져왔습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별'은 바로 피터팬이 팅커벨과 사는 별이라고 하죠. 어른이 되지 않은 채 이대로 게속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었지만, 사고 이후 어쩌면 원치 않게 훨씬 빨리 어른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를 아이들.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로 피터팬이 찾아와주길 바랐던 유키네. 모두의 이야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진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합니다. 신비롭고 애틋한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에 일어났던 일. 그 때 그 시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싶지 않으세요??!!

 

**출판사 <모모>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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