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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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의 제왕이 보여주는 기묘하고 매혹적인 환상 동화!!]

 

불행한 사고로 일곱 살 나이에 엄마를 잃은 찰리 리드(reads). 사고 이후 아빠는 술에 빠져 찰리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찰리는 어린 나이부터 스스로를 돌보아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매일 술에 취해 잠드는 아빠를 미워하지만 사랑하면서, 끼니 등의 집안일을 해결하던 찰리는 어느 날 갑자기 기도가 하고 싶어져요. 아빠가 술을 끊게 해달라고,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어떻게든 보답하겠다고, 자신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죽이셔도 좋다며 하느님에게 애원하죠. 기도 이후 거짓말처럼 아빠는 술을 끊기로 결심하고 같이 일했던 동료의 도움으로 알코올중독자 모임에 나가며 회복의 길로 나아갑니다. 어렸지만 찰리는 이 일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어요. 자신이 언젠가는 그 빚을 갚아야 한다는 것을요.

 

저는 세상에는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고 믿어요. 내가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포기하거나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믿음처럼 제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로, 그리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찰리의 기도가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어요. 아빠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언제 어떻게 그 빚이 자신을 덮칠지 몰라 불안한 마음까지도요. 그래서 찰리는 다리를 다쳐 쓰러진 보디치 씨를 발견했을 때 조금은 안심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일이 찰리를 정말 '미지'의 세계로 인도할 줄이야!!

 

스릴러의 제왕이라 불리는 많은 작가들 중에서도 '제왕'이라는 단어가 전혀 부끄럽지 않은 스티븐 킹. 그가 쓰는 '페어리테일'은 대체 어떤 스토리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습니다. 어렸을 때 읽은 그림형제의 이야기가 사실은 순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해요. 그런데 킹 중의 킹, 스티븐 킹이 쓴 동화라니, 충격을 받은 그 때보다도 더 두려웠습니다. 아마도 '그 후로 오랫동안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아서요.

 

작가는 독자의 심장을 쫄깃거리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습니다. 초반 배경 설명 부분에서 '어라, 좀 늘어지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포기할 수 없도록 단서를 던져줘요. 결국 '그래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보디치 씨가 만들어놓은 저 창고 안에는 대체 뭐가 있는 거야? 악령인가? 괴물이야?'라며 궁금증을 증폭시키죠. 호기심이 커지고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밝혀지는 보디치 씨의 비밀!! 힌트는 '페어리테일'입니다. 빙긋.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디치 씨가 아끼던, 이제는 자신이 애정해 마지않는 반려견 레이더를 위해 기꺼이 동화 속 세계로 이어지는 우물로 뛰어든 찰리. 이 세계에서 과연 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손에 쥘 수 있게 될까요??!! 보디치 씨의 황금을 보면서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드러냈던 찰리였기에 저는 오히려 그가 더 믿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어떤 유혹과 고난이 닥쳐도 레이더를 위해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요. 그러니 부디 이 이야기는 '그 후로 오랫동안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그나저나 찰리의 성이 reads라니, 이름 하나도 그냥 짓는 법이 없으십니다!!

 

**출판사 <황금가지>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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