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독친 세트 - 전3권 - 엄마에게서 벗어나 나를 찾을 때까지 독친
쓰쓰미 지음, 일본콘텐츠전문번역팀 옮김 / 타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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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아이들이 사랑만 받게 되기를]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아동학대 기사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척 좋지 않습니다. 아이 손에 생채기라도 하나 나더라도 가슴 아파하는 게 부모, 특히 엄마가 아닐까요. 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아가는 중이에요.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뉘시며'라는 의미가 뭔지 예전에는 잘 몰랐었는데, 요즘의 저를 보니 제가 아이들을 그렇게 돌보고 있더라고요. 가끔 화 내고 자책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모의 마음에 깔려 있는 것은 아이에 대한 사랑입니다.

 

저도 예전에 첫째의 종아리를 맴매한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어린 아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매를 들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지켜야 할 것이 있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마음이었을까요. 그 때 제가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첫째 종아리에 남은 매 자국은 지금도 선명히 기억납니다. 그리 세게 때린 것도 아니었어요. 정말 최선을 다해 약하게 맴매했는데도, 아이라 피부가 약해서 그런지 그 자국이 확 나더라고요.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어 어리둥절한 아이를 안고 통곡한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한 번도 매를 든 적이 없네요.

 

일본 작가 쓰쓰미의 [독친]을 읽고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독친은 말 그대로 자식에게 독이 되는 부모를 의미해요. 혹시 나도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닐까, 물리적인 폭력은 아니더라도 말이 비수가 되어 아이 가슴에 꽂힌 건 아닐까 무서워졌습니다. 직접 학대를 당한 쓰쓰미는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그나마 근처에 살던 외조부모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그저 엄마가 때리면 때리는대로 무조건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그 때. 쓰쓰미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그녀는 존재하지 못했을 거예요.

 

결국 우울증 치료까지 받게 되었던 쓰쓰미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데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저의 바람은 딱 하나였어요. 아이의 건강과 행복. 처음 마음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또 한 번 자신을 다잡아야겠다고 결심해봅니다. 부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사랑만 받고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출판 <타래>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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