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레아 타임스 - 외국인이 본 신기한 100년 전 우리나라
이돈수.배은영 지음, 토리아트 그림 / 제제의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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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함께 보고 싶은 역사책]

 

역사 공부를 하면서 저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부분이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변화와 격동의 시기였으니 그럴만도 하다고 수긍도 하지만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는 무척 헤매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에요. 철기 시대까지 초롱초롱 빛나던 눈빛이 삼국시대부터는 사그라들고 고려 시대로 넘어가면 거의 혼절. 조선 시대에 접어들면 그나마 아는 이야기들이라고 반가워하며 신나게 듣다가 근현대사로 넘어가면 다시 머릿속에 태풍이 부는 모양입니다. 그런 저와 아이들에게 딱! 너무 필요한 책이 출간된 것 같아요. 근현대사를 단순히 종이에 적힌 글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었고 생생한 삶의 현장이었음을 알려주는 책, [꼬레아 타임스]입니다.

 

[꼬레아 타임스]는 '외국인이 본 신기한 100년 전 우리나라'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요. 저는 책의 설정인 줄 알았는데 각각의 사진에 대해 몇 년 몇 월 며칠에 쓰인 기사인지까지 아주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근현대사 100년의 이미지를 통해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을 재조명할 수 있어요. 사진도 크고 글자도 큼지막해서 일단은 어린이용이라고 분류되어 있지만 성인인 제가 봐도 너무 유익한 책이에요. 꼬레아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근현대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해를 도와주는 자료집입니다.

 

첫 사진은 <이채로운 조선인의 모습>으로 영국 런던 주간지 <더 그래픽> 1909년 12월 4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사진 기자 톰 브라운이 직접 본 조선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그려져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남성들이 쓰던 '갓'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톰 브라운에 의하면 갓은 '말총으로 촘촘히 엮어 만든 뻣뻣하고 투명한 모자'로 묘사되어 있고, 두루마기는 수의를 연상시켜 오싹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기사와 함께 1904년 3월 5일자에 실린 그림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흰 옷에 갓을 쓰고 담뱃대를 문 채 밀밭을 지나는 조선 사람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갓에 대해 '이색적인 모자'라고 서술합니다. 사실 지금의 제가 봐도 참 신기한 물건인데 서양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였을지, 보고 놀라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납니다.

 

혹시 '석전'이라는 말 들어보셨을까요? 전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었는데요, 조선의 민속놀이였대요! 강이나 개천, 넓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편을 갈라 돌을 던지며 싸우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놀이라고 합니다. 주로 정월대보름에 행해졌고, 지역에 따라서는 단오나 추석에도 벌어졌는데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신체를 단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가 전쟁 대비 군사 훈련으로도 행해졌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이것을 무예 훈련으로 여긴 일본에 의해 1908년 한양에서 석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니, 또다시 가슴에서 불길이 활활 솟아오릅니다!

 

이 밖에도 서울에 자동차가 최초로 나타났을 때, 대한제국 황제의 행차, 한성에서 열린 전차 개통식, 일본 요코하마에 도착한 조선 수신사의 모습, 조선 왕비의 암살, 총으로 이토 암살 등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들, 몰랐지만 알면 더 좋을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생활에 치여 역사를 잊고 산 어른들, 이제 막 역사 공부를 시작해 흥미를 붙인 학생들, 어린 아이들 모두와 함께 보고 싶은 책입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제제의숲>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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