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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한국현대사를 100장면으로 되돌아보다]
[한국현대사 다이제스트 100]은 우리나라가 해방된 1945년부터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2022년까지 일어났던 100개의 사건을 되짚어보게 해주는 책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77년이란 시간 속에 격정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냈던 사람들이 존재하고 우리의 현재를 있게 해주는 중요 사건들이 일어났어요. 흔히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하잖아요. 그 과거를 잘 알아야 뭔가 대비를 해도 할텐데 우리 현대사를 잘 알고 있는 국민들이 저를 포함해서 과연 얼마나 될까요. 격동의 시기였던만큼 많은 조직이 결성되었다가 와해되고, 또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수립하기 위해 움직였던 시절. 솔직히 저는 다른 걸 다 떠나서 들었다가도 잊어버리고, 공부했다가도 또 헷갈리는 제가 너무 답답해서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 읽고 싶어서 집어든 책입니다. 이렇게 한 몇 년 공부하면 되겠지 싶어서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면서 연합국의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합니다. 국내에서는 조선총독부로부터 치안권을 이양받은 여운형 선생이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하죠. 제가 보는 교과서에는 이렇게 한 줄 나와 있어요. 왜 여운형 선생이 조선총독부로부터 치안권을 이양받았는지, 여운형 선생의 정치적 성향은 어떠했는지는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가 봐도 어려운데 학생들은 어떻겠어요. 그저 공부하라니 공부하고, 책에 쓰여 있으니 그런가보다 할 뿐, 현대사를 진중하게 대하기란 쉽지 않아요.
[한국현대사 다이제스트 100]에는 이런 주변 상황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이래서 그랬군, 저래서 이랬군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 한 권의 책으로 한국현대사에 통달할 수 있다!-이건 아니지만 적어도 기본 지식을 익히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여요. 게다가 대놓고 '이승만 정권은 무능했고, 무능했기에 비겁했다......일말의 반성도 사죄도 없었다'고 비난한 책이라니!! 여기에 비록 화질은 좀 떨어지지만 군데군데 사진도 함께 실려 있어서 역사적 사실을 대하는 데 있어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고, 엄숙해진다고도 할까요. 마치 한 장의 흑백사진으로 앨범에 실려 있었던 것 같은 사건들을 지나 서울 올림픽, 성수대교붕괴, IMF, 월드컵, 세월호 침몰 등과 역대 대통령들과 관련된 글들을 읽다보면 커다란 물줄기가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역사는 시대의 어느 부분을 공부해도 어렵습니다. 인정해야 해요. 영어나 수학, 심지어 우리말인 국어도 어렵잖아요. 모든 공부는 어려운 것이고 힘든 게 맞습니다. 다만 여기에 '재미'라는 요소가 붙으면 알아가는 과정이 한결 쉬워지는 것 같아요. 몇년 전부터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책과 매체가 활용되곤 하는데요, 그 자리에서 '재미있다!'라고 느껴도 한 번 더 관련자료를 들춰보지 않는 이상 모든 사항을 기억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저에게는 특히 현대사 부분이 그랬어요. 젊었을 때는(?) 책 한 권은 아니어도 절반 정도는 외웠을 정도로 빠릿빠릿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 휴대폰 둔 장소도 기억 못해서 매일 찾으러 다니는 형국이에요. 제 기억력을 보완해 줄 현대사 책이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한국현대사 다이제스트 100]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성인이든 학생이든 한 번은 마음 먹고 현대사 공부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뒤 기억나지 않는 것은 또 보고 또 보고 하면서 기억의 공백을 메워가면 처음보다는 훨씬 쉬워질 겁니다. 그 시작에 이 책이 함께 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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