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0시의 몸값
교바시 시오리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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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만점 납치 수사극!!]

 

'니쿠라·미사토 법률사무소'에서 '프로보노' 섹션에서 일하고 있는 고야나기. '프로보노'란 무료 또는 저렴한 요금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사실 고야나기의 사법연수원 시절 성적은 그리 뛰어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색적이라 여겨질 정도입니다. 복지와 인권, 사회 정의와 관련된 업무이다보니 의뢰인의 고민 상담 같은 역할까지 맡게 되는데, 이번 의뢰인은 심지어 보스인 미사토 치하루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어요. 어쩌다 사기 사건에 연루되었지만 친한 지인이 살해당하다시피 죽음을 맞자, 사기범 일당에게 복수하기 위해 중요한 자료를 훔쳐 쓰레기통에 버린 대학생 혼조 나코. 그런데 고야나기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가 사라져버리고, 급기야 납치범 일당은 '사이버앤드인피니티'라는 회사에게 그녀를 구하고 싶다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하루만에 10억 엔에 달하는 몸값을 모금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과연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국민들은 기꺼이 모금에 동참해줄까요? 모금액이 목표액에 달성되지 못하면 혼조 나코의 목숨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납치한 사람의 몸값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받겠다는 전대미문의 사건!! 작품의 초점은 세 가지로 모아집니다. 첫째, 혼조 나코를 납치한 일당은 그녀가 복수하려던 그 사기범 일당인가. 둘째, 납치범 일당은 어째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몸값을 받고자 하는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혼조 나코의 아버지는 유명한 방송인인데다 어머니 또한 유명한 요리연구가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몸값을 지불하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셋째, 정해진 시간 안에 모금액이 달성되지 않으면 혼조 나코는 살해당하게 되는가. 저는 너무나 단순하게도 납치범 일당이 혼조 나코를 납치한 것이 당연하고, 모금액이 모아지든 모아지지 않든 범인이 잡히게 되는 플롯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다 해도 범인을 수색하는 데는 영 소질이 없는 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스토리가 펼쳐졌던 것입니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스토리에 마지막에는 가슴 찡한 감동까지 선사하는 [오전 0시의 몸값]은 제8회 신초미스터리대상 수상작입니다. 미치오 슈스케와 미나토 가나에등의 찬사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납치라든지 몸값이라든지와 관련된 추리소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저의 입장에서, 사실 이 작품의 첫 페이지를 펼칠 때만 해도 시큰둥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 자세를 고쳐앉고 읽게 만들 정도로 가독성이 뛰어나요. 문장도 술술 잘 읽히는 데다, 무엇보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그리고 이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게 되는데, 그 과정이 제가 생각해도 정신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책을 빨리 읽으시는 독자라면 두 시간이면 충분히 읽으실 수 있고,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독자라도 결말을 알기 전까지는 쉽게 잠들기 어려울 거예요.

 

등장하는 인물들도 개성이 뚜렷합니다. 정의의 사도-정도는 아니지만 혼조 나코의 납치에 책임감을 느껴 보스인 미사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사건을 끝까지 해결하고자 하는 고야나기는 당연히 엄지 척이고요, 그런 그에게 의뢰를 받아 조사를 해주는 사촌동생 와카는 발랄하고 의협심이 강한 이미지입니다. 사연 있는 범죄자였던 고야나기의 형도 어쩐지 멋지게 다가와요. 개인적으로 이 세 사람의 조합이 마음에 드는데, 어쩌면 시리즈로 이어지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

 

제가 이번 달에 여행을 갑니다. 난데없이 무슨 말이냐고요??!! 그래서 여행 가기 전에 되도록 많이 읽고 많이 리뷰도 남겨놓으려는데, 요즘 읽은 책들이 다 너무 재미나요!! 요즘은 길게 리뷰 안 쓰고 그저 '재미있다!! 꼭 읽으시라!!'는 말로만 리뷰를 남기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 작품도 그렇습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작품이예요!!

 

**출판사 <내친구의서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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