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흄세 에세이 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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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가의 소설보다 어려운 에세이;;]

 

역사 관련들로 먼저 알게 된 출판사 휴머니스트. 그 휴머니스트에서 세계문학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즌3까지 출간되었는데요, 이번에 읽은 도서는 그 라인에 속하는 것은 아니고 또 다른 시리즈인 것 같아요. <흄세 에세이>에 속하는 알베르 카뮈의 [결혼]. 과연 세계적인 대문호가 말하는 '결혼'은 무엇일까, 저의 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이 시끄럽게 흘러가는 육아와 결혼 생활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무척 궁금했더랬습니다. 분량도 해설 제외하고 88페이지밖에 되지 않는지라 '오예!' 했었더랬죠.

 

그런데 말입니다! 불과 이 88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에세이를 읽으면서 저는 오랜만에 머리를 쥐어 뜯었습니다. 분명 제목은 '결혼'인데, 아무리 눈을 몇 번이나 씻고 찾아봐도 제가 생각하는 그런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한 톨도 등장하지 않더라고요. 에세이들 중 유일하게 '결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티파사에서의 결혼>에서 조차 일반적인 결혼에 대한 개념은 나오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사랑이나 결혼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은,

세계와 나 사이에 사랑이 태어나게 하는 조화와 저 침묵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나는 그 사랑을 오롯이 나 혼자만을 위해 요구할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p23

정도 뿐일까요. 티파사에 존재하는 자연을 통해 신의 존재를 느끼고 자연과 신, 자신의 영혼이 하나됨을 느끼는 데서 오는 희열을 '결혼'이라고 표현한 것인가, 부족한 저는 그저 막연히 추측만 할 뿐이었습니다. 세기의 작가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이런 것인가, 평범한 일반 독자인 저로서는 그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제라는 도시에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작가가 궁극적으로 이른 지점은 존재와 죽음인 듯 합니다. 어쩌면 작가의 머릿속에는 늘 이 두 가지가 함께 하고 있었던 걸까요. 알제의 여름 안에서 자연의 축복을 노래하면서도 어느 순간 '내가 죽은 뒤에도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을 영원성이라고 부를 것인가?'와 같은 철학적인 문장이 뒤를 잇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인 듯한 에세이, 라는 인상이었어요.

 

나름 세계문학에 친숙해져가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또 다시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렇죠. 쉽게 이해할만한 작가라면 어찌 세계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만은!! 에세이가 소설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면서 읽었네요. 어찌어찌 꾸역꾸역 읽은 느낌이라 찜찜하지만, 또 어느 시기에 이 책의 어떤 구절이 제 마음에 와 닿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일단 이번에는 '한 번 읽었다'에 만족해보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 <휴머니스트>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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