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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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움켜쥐는 긴장감이 빛나는 스릴러]

 

폭우가 쏟아지던 밤, 차례로 사라진 세 명의 여자. 마을 사람 전체가 의심받는 상황에서 사라진 세 명의 여자 중 하나가, 홀연히 마을 입구에 나타난다. 그리고 조용히 무전을 하는 경찰.

 

아직 실종자는 셋, 여성 세 사람입니다.

 

정유정 작가의 추천으로 알게 된 작가 메리 쿠비카. 그녀의 국내 두 번째 출간작인 [사라진 여자들] 에 대한 흥미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세 명이 사라졌고 그 중 한 여성이 나타났는데, 어째서 경찰은 여전히 실종자가 세 명이라고 하는가! 경찰의 무전 내용만으로도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여전히 남아있는 그 비밀이 너무나 궁금했다. 대체 이 여자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혹시 경찰이 같이 작당한 것은 아닌가! 온갖 추측을 품고 읽기 시작한 작품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야기는 11년 전과 11년 후를 넘나들며 전개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로부터 비인간적인 학대를 당하다 마침내 탈출한 딜라일라.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는 그녀 앞에 별안간 11년 후의 세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11년의 세월 동안 딸을 찾기 위해 분투했던 아버지 조시. 출산도우미로 일하던 아내 메러디스가 딸 딜라일라를 데리고 행방을 감춘 뒤 자살하면서 절대 딜라일라를 찾지 못할 거라는 메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괴로워했던가. 메러디스가 자살하기 전 그녀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시간 순으로 보여지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남편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녀는 절대 자살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었을 뿐. 그런데 메러디스와 딜라일라가 사라지기 전, 셸비라는 여성이 실종됐었다! 대체 왜? 그녀들은 무슨 일에 휘말렸던 것일까.

 

이 스릴러가 어느 때보다 아프게 다가왔던 이유는 메러디스가 누군가의 엄마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엄마들이라면 안다. 자신보다 아이들의 안위가 우선임을. 그것은 누가 가르쳐주기 때문이 아니라 본능이다.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아이를 아빠에게 보내려 했을텐데, 오히려 딸을 찾지 못할테니 애쓰지 말라는 메모를 남겼다니, 그동안의 그녀의 모습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에게 일어난 일이 궁금하기도 하고, 알고 싶지 않은 모순된 감정이 작품에 대한 긴장을 한층 높였다. 그리고 11년의 시간을 잃어버린 딜라일라에 대한 안타까움!!

 

사건의 진실은 엉뚱한 데서 밝혀졌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지만, 정말 이 작품에서는 믿을 사람이 없다! 범인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 컸고, 그의 범죄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힘들고 아프게 했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시작된 악의는 물에 떨어진 물감처럼 번져 나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최초의 선택이 그것이 아니었다면 그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텐데. 안타깝고 슬프고 화가 나는 복잡한 감정을 다스리기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디 아더 미세스]보다 이번 [사라진 여자들] 이 훨씬 재미있었다. 대개는 첫 번째 작품은 좋았다가 두 번째 작품에서 실망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메리 쿠비카는 반대의 경우라 더 기쁘다. 앞으로 분명 만나게 될 세 번째 작품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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