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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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세 번째 화자는 콤슨 가의 차남 제이슨이다. 어머니로부터 콤슨 가가 아니라 배콤스 가(어머니의 친정)로 분류받는 은혜(?)를 누리지만 그가 처한 상황은 전혀 은혜롭지 않다. 제이슨의 시점은 형 퀜틴은 이미 자살하고, 아버지조차 술로 인해 돌아가신 후로 그에게 남은 사람은 '내가 죽어야지'를 연발하는 어머니와 벤지, 엄마 캐디로부터 거의 버림받다시피 한 조카 퀜틴 뿐이다. 아, 늙은 딜지도 있다. 하지만 제이슨에게 딜지는 그저 깜둥이 노예일 뿐.

 

제이슨의 시각에서 읽히는 [고함과 분노]는 한결 읽기가 편하다. 어째서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벤지가 화자로 등장한 부분은 벤지의 정신세계를, 퀜틴이 등장한 부분은 퀜틴의 정신과 심리를, 제이슨 부분은 제이슨의 생각을 드러내기 때문이었다. 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벤지와 시간의 덫에서 빠져나오려 애썼던 퀜틴의 불안정한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에 비해 제이슨의 사고는 단순하며 철저히 현실에 뿌리내려져 있다.

 

그러나 제이슨은 신랄하고 냉정한 사람이다. 그를 그런 사람으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어머니. 그 어머니를 보고 있자면 나조차도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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