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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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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서점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꽤 출간되어 몇 편 읽다보니 비슷한 설정에 살짝 물리기도 한 참이었다. 그런데도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를 읽게 된 것은 '70년 된 동네 서점의 감동 실화'라는 홍보 문구 때문. 내용 전부가 실화인 것은 아니었지만 실화와 상상이 적절히 섞인 이야기 속에서 그 어떤 작품을 읽을 때보다 가슴이 벅찼다. 내가 가장 동경하는 장소 서점. 그 서점을 70년이나 이끌어온 고바야시 유미코. 그녀가 풀어내는 서점과 책에 관한 에피소드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고바야시 유미코는 실제로 일본 오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동네에서 40년간 서점을 운영해오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은 오모리 리카. 도쿄에서 그저 그런 평범한 인생을 살고, 어쩌다가 다이한이라는 출판유통 회사에 입사해 영업직으로 오사카로 발령받은 리카는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왜 나인가,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뭐가 있단 말인가. 울음을 터뜨리는 그녀를 이끌고 상사가 향한 곳은 고바야시 서점. 고바야시 유미코와의 첫만남 이후 리카는 일적으로, 그리고 사적으로 도움을 받으며 햇병아리 신입 시절을 알차게 보내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서점 경영. 말이 서점 경영이지 실제로 동네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리라. 내가 사는 동네에도 서점과 카페를 겸한 곳이 생겼었다가 영 수지가 맞지 않는지 얼마 못 가 폐업했다. 게다가 요즘은 나처럼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 대형 서점이 아니라면 형편이 어렵지 않을까. 그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일텐데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서점을 이어받아 40년이나 지켜왔다니, 그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을 겪었을지 짐작만 조금 할 뿐이다.
유미코 씨가 들려주는 일화 모두 흥미로웠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은 유미코 씨의 남편 마사히로 씨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한창 나이 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의 서점 운영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것 하며, 배달을 마치고 샤워 후 정갈한 모습으로 수금을 하러 나가는 모습, 생활 면에서 아내에게 하는 조언 등을 보면 유미코씨는 남편을 잘 만난 것이 맞는 것 같다! 마사히로 씨가 옹졸한 사람이었다면 과연 유미코 씨가 40년이나 서점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유미코 씨는 서점과 마사히로 씨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을지도!
리카가 생각해낸-실제로도 존재하는- 서점에서의 각종 행사들도 재미있다. 100인의 사람이 추천하는 책, 책과 미팅을 접목시킨 책팅, 책 추천 토크쇼 등 책을 통해 이런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웠고 신기했다. 그리고 리카가 읽는 <백년문고 시리즈>. 책을 잘 읽지 않았던 자신의 소양을 높이기 위해 읽기 시작한 시리즈로 하나의 소재로 여러 작가가 소설을 쓴 작품집인데, 이런 책이 있다면 나도 읽어보고 싶어서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봤더니 실제로 있다!! 굳이 꼽자면 우리나라에서는 민음사의 <쏜살문고> 같은 느낌??!!
언젠가 오사카에 가게 된다면 나도 꼭 한 번 이 '고바야시 서점'에 가보고 싶다. 그 때는 이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책을 들고 가리라! 그 때까지 유미코 씨와 마사히로 씨 건강하시기를!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현익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