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고 싶어! 김영진 그림책 16
김영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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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에서 아이들이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조르는 그림책 중에 바로 이 <김영진 그림책> 시리즈가 있습니다. 첫째 아이가 6세이던 작년부터 읽어주기 시작했는데요, 작년에는 6세 첫째와 4세 둘째에게 모두 글밥이 많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처음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달라고 골라왔을 때는 듣다가 중간에 포기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도 했었는데, 생각 외로 집중해서 너무나 잘 듣는 겁니다! 그로부터 며칠을 '김영진 월드'에 빠져 살았었는데, 어른인 제가 읽어도 무척 재미나고 가슴 뭉클한 내용들이 참 많아서 함께 즐겁게 읽고 있어요. 특히 워킹맘이신 엄마들과 회사 일로 바빠 아이들과 얼굴 마주 할 시간이 적은 아빠들이 읽으면 참 좋은 책으로는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와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를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10여 권 정도는 한꺼번에 구입했고 그 이후로는 야금야금 모으고 있는 이 시리즈의 신간 [게임 하고 싶어!]가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저는 '이거다!' 싶었어요. 요즘 아이들이 게임에 눈을 떠서 말이쥬. 저는 게임을 접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싶었는데, 첫째 친구 중에는 이미 게임을 시작한 아이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 친구들의 말을 듣고 와서는 '엄마, 나도 게임 해보고 싶어'라고 말을 꺼내는 첫째에게, 옆지기가 입문을 시켜주었습니다아아!! 덩달아 두찌도 같이요. 저희 아이들이 하는 게임이래봤자 소방차로 불 끄기 위해 손가락에 힘주어 갖다대기, 색칠하기, 미로 찾기 같은 것들이지만 한 번 재미를 붙이면 또 빠져나오기 힘든 것이 게임의 세계 아니겠습니까. 자주도 아니고 2-3주에 한 번 하는 게임을 마무리할 때마다 전쟁인데, 마침 김영진님의 책을 보고 어떻게 이 난관(?)을 그려내셨을 지 궁금했어요.

 


 

책은 어느 정도 읽어야 재미있지만 게임은 처음부터 재미있다, 엄마 아빠는 가끔 칭찬해주지만 게임 속에서는 계속 칭찬과 선물이 쏟아져서 좋다는 그린이의 말을 보고 초반부터 웃음이 터졌어요. 안쓰러움도 느껴졌고요. 나는 요즘 아이들을 자주 칭찬해주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에요. 아무리 엄마가 맛있는 젤리를 많이 사줘도, 엄마랑 게임 좀 덜 하기로 약속을 해도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린이의 머릿속은 온통 게임으로 가득합니다. 결국 부모님이 거실에서 TV를 보는 동안 몰래 게임을 하던 그린이는!!

 


 

들켜서 키보드를 빼앗기고 이렇게 폭풍처럼 눈물을 쏟아내게 되죠. 저 모습을 보니 게임을 끌 시간이 다 됐다고 할 때마다 울음을 터뜨리는 저희집 둘째가 생각나서 저는 한참을 웃었네요. 지금은 울면서 안 끈다고 난리를 치지만, 조금만 더 커서 머리가 커지면 아예 방문을 닫으려나 싶어 한숨도 나오더라고요. 옆지기는 못하게 하면 나중에 더 한다고, 오히려 질릴 때까지 시켜버리자고 하는데 제 마음은 '이게 말이야 방구야!!'. 이런 심정입니다.

 


 

매일 엄마에게 혼나는 그린이가 안쓰러웠는지 아빠가 중재에 나서면서, 고모집에서 텔레비전에 연결하는 게임기를 빌려왔어요. 시간을 정해서 아빠랑만 하기로 약속도 했지요. 그런데 이런! 오히려 아빠가 더 신나서 게임을 하기 시작하고, 게임을 안 하던 그린이의 형 미르까지 세부자가 아주 신바람이 났습니다. 결국 떨어진 엄마의 불호령!!

 


 

게임을 못하게 된 세부자가 선택한 것은 밖에 나가서 하는 진짜 축구였습니다. 게임 화면으로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운동하면서 땀을 흘리는 것도 기분이 좋다는 것을, 그린이도 이제는 깨달았으려나요.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밝혀진 엄마의 비밀!! 세상에나 마상에나!!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고민과 한숨을 저도 자주 듣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도 그러면 어쩌나' 걱정이 들어요.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을 저라고 왜 모르겠습니까. 다만, 어른들도 게임중독이 되는 마당에 어린 아이들이 너무 자극적인 게임으로 일찍부터 몰두하게 될까 봐 걱정스러운 거죠. 아직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먼 미래의 일이라며 저 한쪽으로 치워두고 싶지만 요즘 아이들은 뭐든 참 빨리 배우니까요.

 

그런 엄마의 걱정과 게임이 너무나도 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 중재에 나선 아빠가 오히려 더 열성적이 되어 결국 밖에서 운동을 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유쾌하고도 현실감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이야 아이들과 '역시 이 작가님 그림책 재미있다 그치?' 하면서 읽어주고 있지만, 아이들이 게임에 과몰입하게 될 때마다, 그리고 수시로 함께 읽고 싶은 책이에요!! 게임 대신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내는 것도 게임에만 빠지지 않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다음 이야기는 무슨 주제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 <길벗어린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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