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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
후지마루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4월
평점 :

한 번 읽은 작가의 작품이 좋은 이미지로 남으면 그 다음 작품에도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저는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으로 후지마루 작가를 처음 접했습니다. 결말이 주는 여운에 한동안 가슴앓이를 했던 기억이 너무 좋아서 [가끔 너를 생각해] 도 연이어 읽었는데요, 제가 이제 이런 순수한 이야기에 감동받기에는 세월의 때가 너무 묻은 탓인지 약간 시시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그런 '순수함'을 일상에서는 접하기가 꽤 어려운 일이기에 일부러 찾아읽게 되기도 합니다.
이번 장르소설의 소재는 '마법'입니다. 초능력 같기도 하고요~주인공 도노 하루키는 왼손이 타인의 손에 닿으면 속마음이 낱낱이 전해지는 저주를 받았습니다(라고 생각해요). 그런 그가 요즘 악몽을 꾸고 있어요. 꿈에 나타나는 기묘한 그림자,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면 머리맡에 놓인 열쇠 꾸러미. 아무리 내다버려도 다음 날 아침 일어나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 놓여있는 이 기묘한 사건 때문에 도노의 일상은 혼란의 도가니죠. 그런 도노의 귀에 들려온 하나의 소문. 그것은 바로 평범한 골동품 가게인 폴라리스에 가서 '용건은?'이라는 질문에 '너와 달콤한 밤을 보내러 왔어'라고 대답하면 가게 주인이 미스터리 헌터로 변해 고민을 해결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밑져야 본전. 가게를 찾아간 도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뛰어난 미모를 가졌지만 냉소적인 성격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쓰키시로 다마키였습니다. 요상한 문답 뒤에 변태로 몰려 당황한 도노의 고민을 들은 쓰키시로가 밝힌 비밀. 과연 이 가게, 폴라리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혹자는 이 책에 대해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그것은 독자가 어떤 나이대에 있느냐, 혹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일 뿐 작품 자체는 굉장히 따스해요. 그리고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힘들 때 의지가 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란 무엇인가. 워킹맘으로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간신히 보내는 저에게, 이번 작품은 한조각 휴식 시간과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전 앞으로도 되도록 마법, 순수함 같은 것을 소재로 한 책들 많이 읽어볼 생각이에요. 고전도 좋고, 스릴러도 좋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제 스스로에 대한 순수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거든요. 으핫핫!
**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